정부가 13일 발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 대비 방역·의료 대응방안’은 백신·치료제를 활용한 고위험군 보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전면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유행에 대응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크게 달라진 조치 없이 ‘유행 확산 시 하겠다’는 계획이 대부분이고, 4차 백신 접종 확대는 백신 회의론이 커진 상태라 참여율이 높을지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고위험군 백신 접종·치료제 투여 확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여름 재유행의 정점은 9월 중순∼10월 중순으로, 하루 확진자 수는 최대 20만명이 전망된다. 당초 재유행 예상보다 2∼3개월 빨라진 것이다
전파율에 따라 3가지 시나리오가 제시됐는데, 전파율이 31.5%인 경우 하루 확진자는 8월 말 11만1800명으로 증가해 9월26일 18만4700명 정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됐다. 전파율이 21.5%라면 정점은 10월10일(16만4700명)로 늦춰지지만, 41.5%로 더 높아지면 9월16일, 20만6600명으로 앞당겨질 것으로 분석됐다. 재원 중 위중증 환자는 1200∼1450명, 사망자 수는 90∼100명대로 예측됐다. 정부는 현 의료체계로 일 확진자 14만6000명까지 감당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거리두기는 최후의 수단으로 두고 백신 접종과 치료제 투약 확대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4차 접종의 중증 예방 효과는 50.6%, 사망 예방 효과는 53.8%다. 새롭게 4차 접종 대상자가 된 50대와 18세 이상 기저질환자, 장애인·노숙인 시설 입소·종사자는 오는 18일부터 당일접종·사전예약이 가능하다. 3차 접종 후 최소 4개월이 지났거나, 감염 후 완치 3개월 이후 접종할 수 있다. 화이자나 모더나, 노바백스 백신을 맞는다.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스카이코비원멀티주’ 부스터샷 효능이 검증되면 활용 백신은 늘어날 수 있다. SK바이오는 이날 스카이코비원 기본접종 후 3차 접종 시 중화항체 양이 2회 접종 직후와 비교해 25배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팍스로비드 등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는 보다 많은 고위험군이 처방받을 수 있도록 기존 호흡기환자진료센터 외 오는 20일부터 종합병원(327개소), 병원급(692개소) 등에도 공급하기로 했다. 다음 달부터 일반·집중 관리군 구분을 없애고, 집중관리군 일 1회 모니터링을 안 하는 대신 모든 확진자들은 증상이 있으면 병원에서 대면·비대면 진료를 받는 체제로 정비한다.
◆병상 재유행 시 확충… 4차 접종 참여 관건
감염취약시설 감염관리 강화, 진단검사 확대, 병상 확충 등은 계획만 세워 둔 상태다. 유행이 확대되면 요양 병원·시설은 면회 제한과 종사자 주 1회 유전자증폭(PCR) 검사·주 1회 신속항원검사 병행 등 감염관리를 강화한다. 현재 3757개인 중증·준중등 병상은 확진자 20만명을 가정했을 때 1405개 병상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보고, 예비병상 목록을 마련하기로 했다. 진단검사 확대 계획은 이날 발표에 포함되지 않았다. 병원 코로나19 검사 시 본인부담이 생기고, 격리 생활지원금도 축소돼 검사를 피할 수 있기에 무료 PCR 검사를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4차 백신 접종 대상 확대 효과도 알 수 없다. 60세 이상 4차 접종률도 대상자 대비 35.7%에 불과하다. 50대 이상 누적치명률이 0.04%(평균 0.13%)로 높지 않고, 지금 백신이 BA.5 변이에 효과가 떨어져 접종이 저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거리두기를 못하면 민생에 피해를 안 주는 3T(검사·추적·치료)라도 강화해야 유행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텐데 새로운 대책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