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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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 ‘일류도시 정책개발추진단' 조직 정체성 의구심

이장우 대전시장 공약 관리 업무 담당
대기발령자 2명만 배치…조직구성 빈약 논란
‘문책성 인사’ 위한 조직 아니냐는 지적도
대전시청 청사. 대전시청 제공

이장우 대전시장이 민선 8기 첫 국·과장 인사를 단행하면서 신설한 ‘일류도시 정책개발 추진단’ 정체성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13일 대전시에 따르면 전날 3명을 3급으로, 8명을 4급으로 각각 승진시키고 50명을 전보 인사했다. 

 

김영빈 공공교통정책과장이 대전교통공사 출범 업무 능력을 인정받아 과학산업국장으로 승진했다. 신용현 기후환경정책과장은 환경녹지국장, 장일순 도시재생과장이 도시주택국장 자리에 각각 승진 임용됐다.

 

이번 인사에서 눈에 띄는 것은 새로 만든 ‘일류도시 정책개발 추진단’(추진단)이다. ‘이장우호’ 조직개편의 신호탄인 추진단은 태스크포스(TF) 형태의 한시적 조직으로 이 시장의 공약을 관리하는 업무를 맡는다. ‘대전 그랜드플랜 2040’ 등 이 시장의 ‘일류경제도시 대전’ 공약 관련 사업들의 방향성을 설정하고, 구체적인 사업 발굴 업무를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추진단에는 2급 1명과 4급 1명 등 이례적으로 간부급 직원 두 명만 배치됐다. 두 명은 모두 이달 초 이 시장이 대기발령 조처한 인사들이다. 추진단은 기획조정실 소속으로, 직제상 2급 이사관을 같은 2급인 기조실장 아래 두는 형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추진단의 역할과 무게감에 비해 조직구성 내용 빈약 논란이 일고 있다.

 

실질적인 공약의 사업화 업무를 맡는 기조실, 대전세종연구원과 업무 중복으로 기능이 모호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실상 ‘문책성 인사’를 위한 조직 신설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공직사회 내부에서도 의구심을 내보이고 있다. 통상적인 인력 배치·구성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진단 신설 자체가 징계성 인사 자리인 것 아니냐는 것이다.

 

한 공무원은 “실무자도 없이 이사관과 서기관 달랑 2명이 이 시장의 대표 공약을 발굴하고 종합 계획을 만든다는 건 전혀 납득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택구 행정부시장은 전날 인사 브리핑에서 “민선 8기 핵심 사업으로 추진하려고 하는 ‘일류경제도시’ 구현을 위해 추진단을 구성했다”면서 “조직개편이 9∼10월 중에 예정돼 있어 현재 인력 추가 계획은 없지만 기조실과 대전세종연구원 직원들이 뒷받침해 일류경제도시 개념을 정립하고 방향성에 맞는 사업을 발굴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고 설명했다. 


대전=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