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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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혁, 한국 육상 높이뛰기 ‘새 역사’ 쓰나

세계육상선수권 15알 개막… 열흘간 열전 돌입

우리나라 선수 최초 금메달 도전
예선서 기준 기록 2m31 넘거나
상위 12명에 들면 19일 결선 진출
역대 결선행 선수 이진택 1명 뿐
1997년 8위… 1999년 6위 최고성적
우상혁이 오는 15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개막하는 2022 유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높이뛰기에서 한국 육상 신기원에 도전한다. 사진은 지난 5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다이아몬드리그에서 우상혁이 도전에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드디어 대한민국 육상의 새 장이 펼쳐질 시간이 다가왔다. ‘스마일 점퍼’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이 남자 높이뛰기에서 우리나라 선수로는 최초로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금메달을 향한 도약에 나선다.

2022 유진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15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개막해 24일까지 열흘 동안 전 열전에 돌입한다. 이번 대회는 난민 팀을 포함한 192개국 1972명이 출전해 47개 종목에서 자웅을 겨룬다.

무엇보다 국민 관심은 우상혁에게 쏠린다. 우상혁은 16일 유진 헤이워드필드에서 오전 2시10분(이하 국내시간)에 시작하는 예선에 출격한다. 32명이 출전하는 예선에서 결선 자동 출전 기록 231을 통과하거나, 상위 12명 안에 들면 19일 오전 9시45분부터 결선을 치른다. 지금까지 이 종목에서 이진택이 1997년 아테네 대회와 1999년 세비야 대회 두 차례 결선에 진출해 각각 8위와 6위에 오른 것이 한국 선수 역대 최고 성적이다. 우상혁이 결선에만 올라도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가 된다.

하지만 우상혁은 여기에 만족할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그는 3월 베오그라드 실내세계선수권에서 234를 넘어 자신의 메이저대회 첫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을 시작으로, 최대 라이벌이자 지난해 도쿄올림픽 공동 금메달리스트 무타즈 에사 바르심(31·카타르)과 잔마르코 탐베리(30·이탈리아)가 모두 출전한 5월 다이아몬드리그 개막전에서도 233을 뛰어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여기에 더해 우상혁은 실내외 합해 올해 최고기록인 2m36을 넘어 세계랭킹 1위에 올라있다. 세계육상연맹도 이번 대회 남자 높이뛰기 엔트리를 공개하며 우상혁 이름을 가장 위에 올렸다. 또한 이번 대회 우승경쟁 구도를 우상혁, 바심, 탐베리 등 ‘빅3’에, 홈에서 경기하는 주본 해리슨(23), 셸비 매큐언(26)이 도전하는 것으로 전망했다. 바르심(230)과 탐베리(231), 해리슨(232), 매큐언(233) 등 경쟁자 2022시즌 최고 기록은 우상혁에 못 미친다.

그러하기에 우상혁의 이번 대회 목표는 시상대 제일 높은 곳에 서는 것이다. 만반의 준비도 마쳤다. 지난달 30일 출국해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섭씨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을 뚫고 훈련하며 현지 적응을 끝낸 우상혁은 대회 조직위원회가 훈련장과 숙소를 개방한 지난 12일 결전지 유진에 입성했다.

유진은 우상혁이 2014년 20세 미만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3위에 올랐던 좋은 기억이 있는 곳이라 감회가 더욱 남달랐다. 이날 우상혁은 자신의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2014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시상식 사진과 2022 도하 다이아몬드리그 영상을 함께 올리며 “8년 만에 그토록 오고 싶었던 오리건에서 뛰는 경기. 후회 없이 즐기기로. Let’s go woo!”라고 적으면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한국 선수는 우상혁 외에도 남자 마라톤 오주한(34·청양군청)과 남자 20㎞ 경보 최병광(31·삼성전자)이 있다. 케냐에서 귀화한 마라토너 오주한은 생애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무대에 나서 17일 오후 10시15분에 레이스를 펼친다. 5회 연속 세계선수권 본선에 출전하는 최병광은 16일 오전 7시10분 출발선에 선다. 두 선수 목표는 ‘톱10’ 진입이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