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항공단은 17일 오전 포항특정경비지역사령부 내 마린온 순직자 위령탑에서 2018년 헬기사고로 순직한 고 김정일 대령, 고 노동환 중령, 고 김진화 상사, 고 김세영 중사, 고 박재우 병장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기 위한 ‘마린온 4주기 추모행사’를 엄수했다고 밝혔다.
이날 추모행사는 순직 장병 유가족 및 이종섭 국방부 장관, 김태성 해병대사령관, 킵 월그린(Kipp A. Walhgern) 주한 미 해병부대(MFK) 부사령관 등 군 주요지휘관, 김병욱, 김정재, 신원식, 조명희, 하태경, 한기호, 홍석준 국회의원, 유승민 전 국회의원, 이장식 포항시 부시장, 김일만 포항시의회부의장 등이 참석해 순직자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렸다.
추모행사는 개식사, 국민의례, 순직자 약력소개, 추모영상 시청, 유가족 대표 추모사(故 노동환 중령 부친), 국방부 장관 추모사, 추모공연(국방부 군악대대 현악3중주 추모곡 연주, ‘별의 편지’ 낭송 및 독창), 헌화 및 분향, 묵념, 조총 발사, 해병대가 제창, 폐식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순직 장병 5명의 이름을 하나씩 부르며, “순직한 해병 영웅들의 숭고한 뜻을 받들어 해병대의 빛나는 역사와 전통을 계승·발전시키고, 대한민국 해병대가 더욱 강력한 ‘국가전략기동부대’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우리 군은 다섯 해병 영웅들처럼 국가를 위해 목숨 바치신 분들과 유가족분들을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추모행사 이후 참석자들은 마린온 순직자 위령탑을 참배하고 해병대역사관에 마련된 ‘마린온(MUH-1) 영웅들’ 코너를 둘러보며, 순직 장병들의 생전모습을 기억하고 애도했다.
이후 유가족들은 마린온 순직자들의 꿈과 희망이었던 해병대항공단을 견학하며 호국의 별이 된 순직자들을 기억했다. 이어 유가족들은 국립 대전현충원을 찾아 묘역을 참배한 뒤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한편 올해로 4주기를 맞이한 마린온 순직자 추모행사에서 유가족들은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에게 공개서한을 보냈다.
공개서한에서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께 전면적인 재조사 및 관련자 처벌을 강하게 요청하는 바입니다"라고 밝혔다.
이날 유가족은 "사고 헬기의 제작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 대한 유가족의 고소가 지난해 검찰에 의해 3년 만에 불기소 처분됐다"며 "헬기 사고로 젊은 장병 5명이 사망했는데 책임지고 처벌받아야 할 관계자와 기관이 없다는 사실을 누가 납득할 수 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젊은 나이에 희생된 우리 장병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사고의 원인을 밝히고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싶다"며 "유가족에게 진정한 위로란 사고를 제대로 조사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당국의 다짐일 것"이라고 호소했다.
유가족은 "이것만이 다시는 이 땅에서 이러한 억울한 인명의 희생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 세상을 떠난 장병들의 넋을 달랠 길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선 2018년 7월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은 경북 포항비행장 활주로에서 정비를 마친 뒤 시험비행 중 추락했다. 이 사고로 당시 헬기에 탑승했던 고 김정일 대령을 비롯한 장병 5명이 순직했다.
순직 장병 유족들은 사고 직후 KAI 측이 결함이 있는 헬기를 공급해 5명의 장병을 숨지게 했다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또는 업무과실치사 혐의로 김조원 전 KAI 사장을 고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대구지검 포항지청은 증거 불충분으로 김 전 사장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려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