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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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가상화폐 ‘김치 프리미엄’ 노린 환치기”

시중銀 2조원 비정상 외환거래
금감원, 현장조사 후 잠정 결론
사진=뉴시스

금융감독원이 시중은행의 2조원대 비정상 외환거래를 조사한 결과, 가상화폐 시세차익을 노린 세력의 소행으로 잠정 결론 내리고 관련 내용을 검찰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에서 벌어진 각각 1조3000억원과 8000억원 규모의 비정상 외환거래는 ‘김치 프리미엄’(국내 가상화폐 시세가 해외 시세보다 높은 현상)을 노린 자금으로 추정했다.

 

금감원은 이들 세력이 2∼3년 전 김치 프리미엄이 최고조에 달했을 당시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에 가상화폐를 들여온 후 매각해 차익을 남긴 다음 최근 중국과 일본에 그 수익을 보내려 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 세력은 우리은행과 거래에 3개 업체, 신한은행과 거래에 5개 업체를 동원해 금괴 등 수입물품 대금 결제로 위장해 송금한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가상화폐를 이용한 환치기의 일종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등은 앞서 지점에서 비정상적인 규모의 외환거래가 벌어진 사실을 확인하고 금감원에 보고했다. 금감원은 그간 현장 조사를 벌인 후 최근 검찰과 관련 분석 내용을 공유했다. 검찰은 금감원 고발과 별도로 대구지검에서 올해 초 금융정보분석원(FIU) 자료를 넘겨받아 일부 관련 업체를 수사 중이다.


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