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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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이어 수원FC 수비도 초토화… ‘샛별’ 양현준 떴다

강원FC서 지난 시즌 K4→1군行
이제 20살… 골 결정력 보완 급성장
다이어·세세뇽 뚫는 돌파력 주목
사흘 지나 수원FC전 멀티골 기염

한국프로축구 K리그1 12개팀이 연합한 ‘팀K리그’는 지난 13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강호 토트넘과 맞붙어 후반 중반까지 일진일퇴를 거듭하며 경기의 ‘또 하나의 주인공’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자칫하면 들러리가 될 수 있다’는 일부 축구팬 우려를 보기 좋게 깬 것. 이 중에서도 20세 어린 선수 한 명이 큰 주목을 받았다. 강원FC 2002년생 공격수 양현준이다.

양현준(오른쪽 두번째)이 서울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토트넘과 친선경기에 팀K리그 소속으로 나서 토트넘 수비수 라이언 세세뇽(세번째), 에릭 다이어(네번째) 등을 제치고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반 30분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은 양현준은 후반 17분 그라운드를 빠져나갈 때까지 그야말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겁없는 돌파로 토트넘 측면에서 수차례 눈에 띄는 기회를 만들어냈고, 결국 공격포인트까지 생산해냈다. 후반 6분 토트넘 측면에서 공을 잡아 토트넘 중앙수비수 에릭 다이어, 측면 수비수 라이언 세세뇽 등의 견제를 이겨내고 정확한 크로스를 보냈고, 이를 라스(수원FC)가 잡아 골로 연결했다. 양현준의 돌파에 토트넘 수비라인이 순간적으로 붕괴되며 팀K리그가 얻어낸 득점이었고, 그렇기에 득점한 라스보다 도움을 준 양현준이 더 큰 주목을 받았다.

이런 활약은 K리그를 꾸준히 지켜본 축구팬들조차 놀랄 만한 일이다. 불과 한 시즌 전까지만 해도 양현준은 강원FC 2군에 소속돼 K4(4부리그)에서 뛰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막판 강원에 부임한 최용수 감독이 1군에 발탁해서 조금씩 활용하기 시작했고, 2022시즌 들어서 본격적으로 중용했다. 사실상 제대로 된 1군 경험이 반시즌 뿐인 선수다. 주전급으로 본격 기용된 뒤 K리그에서 두 차례 ‘이달의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하는 등 두각을 나타내긴 했지만 이런 활약을 토트넘 수비라인 상대로도 이어갈 것이라 생각한 팬은 많지 않았다.

그렇기에 토트넘전 이후 양현준을 향한 기대감이 훌쩍 커졌다. 이번 경기를 통해 그가 어린 선수 성장에 가장 중요한 자신감을 얻은 덕분이다.

그런데 불과 사흘 만에 이 기대를 충족시켰다. 16일 경기도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경기에 출전해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팀의 4-2 승리를 이끈 것이다. 전반 18분 왼쪽 측면에서 김대원이 밀어준 땅볼 패스를 달려들며 왼발 뒷발로 밀어넣는 감각적인 슛으로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여기에 2-2로 균형을 이루던 후반 23분 역습 상황에서 빠르게 수비 뒷공간으로 침투해 김대원의 패스를 받은 뒤 골키퍼를 넘기는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올 시즌 이 경기 전까지 리그에서 해낸 2득점과 같은 숫자 득점을 한 경기에서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이들 득점을 통해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돼온 골 결정력이 보완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만약, 이 기세를 후반기 내내 이어간다면 완벽한 ‘스타 탄생’ 스토리 완성이다. 이를 20세 겁없는 공격수가 해낼지 축구팬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