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세부계통 BA.5가 사실상 우세종이 되면서 대규모 유행이 본격화하고 있다. 방역 당국은 다음달 말 하루 확진자가 최대 28만명에 이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다른 세부계통 변이인 BA.2.75 전파 양상에 따라 새로운 유행이 바로 이어지는 ‘쌍봉형’ 곡선이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BA.5 검출률 절반 육박… BA.2.75도 변수
19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7월2주(10∼16일) BA.5 검출률은 52.0%로, 전주(35.0%)보다 17%포인트 증가했다. 국내 검출률 47.2%, 해외유입 검출률 62.9%이다. 이를 통합한 BA.5 검출률이 50%를 넘어선 것이다.
방역 당국은 ‘국내 검출률 50% 이상’을 기준으로 하기에, 아직 BA.5가 우세종이 됐다고 발표하지 않았지만 조만간 우세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임숙영 방대본 상황총괄단장은 “국내 검출률이 50%에 근접해 있고, 해외로부터 유입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검출률은 계속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BA.5 확산 영향으로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83일 만에 최고치인 7만3582명을 기록했다. 일주일 전 대비 2배, 2주 전 대비 4.05배 규모다. 특히 활동이 많고 접종률은 낮은 10대, 20대의 확진이 늘고 있다. 7월2주 주간 확진자 23만58명 중 10대(16.3%)와 20대(19.2%)가 35.5%를 차지한다. 10대의 일평균 발생률은 전주 대비 2.4배 증가했다.
방역 당국은 다음 달 확진자가 10만명을 넘고, 다음달 중순이나 말쯤 하루 확진자 20만∼28만명 수준에서 정점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는 각각 최대 2000명, 140명을 예상했다. 지난 13일 재유행 대응방안을 발표하며 9월 중순 최대 20만6600명 정점을 언급했는데, 일주일 만에 정점 시기는 당겨지고, 규모는 더 커진 셈이다.
BA.5보다 전파력이 세고 면역회피 능력도 커 일명 ‘켄타우로스’로 불리는 BA.2.75는 유행 전개에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여행 이력이 없는 첫 BA.2.75 감염자 외 추가 확진자는 아직 없다. 그러나 감염경로 역시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지역사회 BA.2.75가 번진다면 또 다른 유행이 시작될 수 있다.
정재훈 가천대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비슷한 급의 유행이 2개 있으면 쌍봉형 곡선이 만들어진다”며 “BA.5 유행 후 BA.2.75가 주도하는 유행 곡선이 합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유행이 길어지면 사망자도 늘 수밖에 없다”며 “4차 접종, 요양시설 면회 중단 등 고위험군 보호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거리두기는 아직… 백신 이상반응 보상 확대
정부는 확진자 30만명 발생에 대비해 병상을 확충하고, 치료제 확보를 서두르는 한편, 4차 접종을 독려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전면적인 사회적 거리두기는 ‘최후의 수단’이라는 입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우리 정부의 코로나 대응 기본 철학은 과학 방역이다. 이는 코로나 대응 의사 결정 거버넌스가 전문가들에 의해 이뤄지고 과학적 증거에 기반해 예방과 치료를 하는 것”이라며 “국민의 희생과 강요가 아닌 자율과 책임을 중시하며 중증관리 위주로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살피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코로나19 예방접종 피해보상 확대 방안도 발표했다. 뇌정맥동 혈전증, 길랭-바레 증후군 등 코로나19 백신과 관련성이 의심되는 질환(심의기준 4-1)으로 판정되는 경우 의료비는 현행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사망위로금은 현행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확대된다. 대상자는 소급지원된다. 보상 및 지원 등 전반적인 절차는 이날 개소한 ‘코로나19예방접종피해보상지원센터’가 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