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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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때문에…” 쿠팡 완주물류센터 결국 ‘무산’

국내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중 하나이자 뉴욕증시에 상장해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으로 관심을 끈 쿠팡㈜가 전북 완주에 건립하려던 물류센터가 분양가 협상 결렬로 사실상 무산됐다.

 

쿠팡은 호남 중남부권을 아우르는 첨단 물류거점을 확보하려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고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건 지자체로서는 일자리 창출과 세수 증대, 인구 유입 등 투자 효과에 대한 기대가 물거품이 됐다.

 

22일 완주군과 쿠팡에 따르면 전날 군청에서 막바지 분양가 협상을 벌였으나, 물류센터 토지 가격 차이를 좁히지 못해 결국 최종 합의에 실패했다.

박대준(가운데) 쿠팡 신사업부문 대표와 송하진 전 전북지사(맨 오른쪽), 박성일 전 완주군수가 지난해 3월 26일 완주 물류센터 건립 투자 협약서에 서명한 뒤 들어보이고 있다. 전북도 제공

이에 따라 쿠팡은 군에 투자 철회 의사를 밝혔다. 지난해 3월 쿠팡이 1300억원 규모의 물류센터를 건립하기 위해 전북도, 완주군과 투자협약(MOU)을 체결한 지 1년4개월 만이다.

 

쿠팡은 최근 큰 폭 증가하고 있는 물류·배송 수요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완주 테크노밸리 제2산단 부지에 1300억원을 투자해 2024년까지 10만㎡ 규모의 첨단 물류센터를 건립할 계획이었다.

 

쿠팡은 이를 위해 지난해 3월 26일 전북도청에서 전북도, 완주군과 투자 양해각서를 주고받으며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근무 환경 개선 등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특히 전북도와 완주군은 투자가 원활히 이뤄지도록 신속한 인허가 등 행정적 지원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업체는 물류센터를 지을 토지를 매입하기 위해 완주군과 함께 지난 4월부터 토지 분양가 변동분을 놓고 협상을 지속해왔으나, 결국 견해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협약 체결 당시 합의한 토지 분양가는 3.3㎡당 64만5000원이었다. 하지만, 완주군은 그동안 토지 조성 공사 비용 상승 등을 이유로 최근 83만5000원으로 상향해 다시 가격을 제시했고 쿠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군 제안대로라면 쿠팡은 토지 매입에만 50억원 가량을 더 들여야 해 부담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쿠팡은 물가 상승률을 고려해 최대 67만원 선까지 높여 매입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군은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완주군 관계자는 “쿠팡의 투자는 분양가 차이로 사실상 무산된 셈”이라며 “쿠팡뿐 아니라 다른 기업들과 투자 문제를 다각적으로 강구하는 등 후속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지자체가 애초 합의한 토지 분양가를 대폭 올리고 사전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토지 분양 공고를 냈다”며 “완주군이 투자협약의 다른 여러 합의사항도 이행하지 않아 투자 계획에 차질이 빚어진 점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밝혔다.

 

쿠팡은 2010년 7월 설립한 아시아 최대 이커머스 기업 중 하나로 ‘새벽(로켓)배송’ 등 당일배송을 통해 생필품과 공산품, 신선도를 유지하는 신선식품까지 고객 수요에 발 빨리 대응하고 있다. 음식배달 서비스인 ‘쿠팡이츠’와 실시간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쿠팡플레이’ 등 다양한 서비스를 함께 제공해 지난해 매출액은 22조원, 올해 1분기에는 6조원을 기록했다.


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