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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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협 창립 70주년] ①“‘법치 확립 기여’ 자부심…이익단체로 비치는 건 억울”

이종엽 변협 협회장 인터뷰

모든 법률 제·개정안 검토 ‘봉사’
인권 수호·법률 구조 등 사업도
“앞으로도 열심히 소임 다할 것”
8월29일 기념 변호사대회 개최
편집자 주/ 국내 최대 변호사 단체 대한변호사협회가 28일 창립 70주년을 맞았다. 이종엽 제51대 변협 협회장에게 변협이 70년간 걸어온 길과 앞으로 나아갈 길, 법조계 현안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기본적 인권을 옹호하고 사회정의를 실현함을 사명으로 한다. 그 사명에 따라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고 사회질서 유지와 법률제도 개선에 노력해야 한다.’

 

변호사법 제1조에 명시된 변호사의 사명이다. 변호사란 업의 본질은 결국 공공성에 있다. 변협은 지난 70년간 이 사명을 다하는 데 힘써 왔다.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이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변협회관에서 세계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변협 창립총회는 1950년 6월17일 열렸다. 법무부 인가는 받지 못했다. 그로부터 8일 뒤 6·25전쟁이 터졌기 때문이다. 2년여 뒤인 1952년 7월28일 임시수도 부산에서 창립총회를 속개, 협회 규약을 확정하고 법무부 설립 인가를 받아 정식 출범했다.

 

지난 21일 서울 강남구 변협회관에서 만난 이종엽(59·사법연수원 18기) 변협 협회장은 “굉장히 감회가 새롭다”며 “정부 수립 이후 법률가, 선배 분들이 법치 확립과 선진사회 구축에 이바지했다는 점에서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그 뜻을 잘 이어받아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열심히 소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변협은 보이지 않게 사회의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협회장은 법률안 검토와 인권 수호 사업을 예로 들며 “변리사법 개정안, 법률 플랫폼 로톡 등 직역 관련 이슈들 때문에 변호사 이익을 위해서만 활동하는 단체로 비치는 건 참 억울하다”고 토로했다.

 

“변협은 모든 법률 제정안과 개정안을 검토합니다. 법적으로 규정된 의무는 아니고, 봉사입니다.

 

대한민국에서 활동하는 모든 변호사가 변협 회원이에요. (지난 21일 기준 변협 회원은 3만2305명, 그중 개업 회원은 2만6503명이다.) 법률 전문가들의 지식과 경험, 노하우를 활용해 법률안 문제점 등을 크로스 체킹(교차 확인) 하는 겁니다.

 

국회, 대법원 법원행정처, 법무부에서 변협에 의견 요청을 해 옵니다. 변협 법제위원회에 공법·민사법·형사법 등 분야별 소위원회가 있어요. 위원들이 사명감을 갖고 하는 거죠. 단순히 찬반 의견만 보내는 게 아니라 그 논거를 다 정리해 줍니다. 대부분 반영되는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처럼 정치적 사안은 밀어붙이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이종엽 대한변호사협회 협회장. 허정호 선임기자

변협은 여성의 지위 향상이나 양성평등,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위한 활동도 묵묵히 하고 있다. 변협 산하에 여성변호사특별위원회와 난민이주외국인특별위원회, 북한이탈주민법률지원위원회, 일제피해자인권특별위원회 등 다양한 위원회가 있다.

 

또 변협 산하 대한변협법률구조재단을 통해 법률 구조 사업도 한다.

 

변협 창립 70주년 기념행사인 ‘제30회 법의 지배를 위한 변호사대회’는 다음 달 29일 열린다. 이 협회장은 “지난달 대구 법률사무소 방화 테러로 자축할 분위기는 아니다”며 “희생자들을 추모하며 행사를 숙연하게 치르고자 한다”고 말했다.

 

변협은 변호사대회에서 낭독될 추모시 공모전을 대구지방변호사회, 대구문인협회와 함께 진행하고 있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