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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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수족관 남방큰돌고래 ‘비봉이’도 바다로

해수부, 해양 방류 작업 착수
제주서 야생 적응 훈련 등 돌입

정부가 국내 수족관에 남아있는 마지막 남방큰돌고래인 ‘비봉이’의 해양 방류를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했다.

해양수산부는 비봉이를 자연 생태계로 돌려보내기 위해 관련 기관 및 시민단체 등과 협력해 야생적응 훈련 등에 돌입한다고 3일 밝혔다.

국내 수족관에 남아있는 마지막 남방큰돌고래인 ‘비봉이’의 모습. 해양수산부 제공

제주도 연안에서 120여 개체가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남방큰돌고래는 2012년 해양보호생물로 지정돼 보호·관리되고 있다. 최근 인기몰이 중인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주인공인 우영우 변호사가 ‘언젠가 제주 바다에 나가 남방큰돌고래를 보고 싶다’고 말하면서 화제가 됐다.

해양보호생물 지정 당시 국내 수족관에서 총 8마리가 사육되고 있었는데, 비봉이를 제외한 다른 7마리는 2013년 이후 수족관을 벗어나 바다로 돌아갔다. 올해 23살 전후로 추정되는 비봉이는 2005년 4월 제주 한림읍 비양도 인근 해상에서 어업활동 중 혼획된 후 공연과 전시 등을 목적으로 퍼시픽리솜에서 사육·관리돼 왔다.

비봉이 해양 방류는 △방류 가능성 진단 및 방류계획 수립 △사육 수조 내 적응훈련 △가두리 설치 및 이송 △가두리 내 야생적응 훈련 △방류 및 사후 모니터링 등 총 5단계로 진행된다. 비봉이는 사육 수조 내 훈련을 마친 상태이며, 살아있는 상태로 제공된 먹이를 직접 사냥해 먹는 등 빠르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비봉이는 그동안 생활해 온 수조를 벗어나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연안에 설치된 가두리 훈련장에서 활어 먹이 훈련, 야생 돌고래 무리와의 접촉·교감 시도 등 야생적응 훈련에 돌입한다. 이후 제주도 인근 해역에 최종 방류될 예정이다.

방류 시기는 사전에 특정하지 않고 기술위원회를 통해 건강 상태 및 훈련성과 등을 종합 평가해 결정할 예정이다. 방류 시에는 비봉이의 위치추적 및 행동특성 파악을 위해 GPS(위치정보시스템) 위치추적장치를 부착해 향후 1년 이상 모니터링한다.

조승환 해수부 장관은 “해수부는 비봉이 방류는 물론이고 해양동물의 복지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을 강화하는 한편, 관련 제도 개선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