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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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사는게 바빠서…한 번을 못 봤네"

카메라 뷰파인더 안으로 누군가 훅 들어온다. 광각렌즈 안 이쪽으로, 저쪽으로 왔다 갔다 하며 게시판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궁금해 물었다. “시장에서 장사하시는 분 아니신가요?”, “응 맞아~” 또 물었다. “근데 뭐 찾으세요?”, “우리 가게가 있나 찾아봐. 나 이거 처음 보네” 나는 또 물었다. “찾았어요?”, “못 찾겠네~” 휙 다시 걸음을 옮겨 어디론가 사라졌다. 시장 골목 벽을 차지한 안내게시판엔 2019년, 휘경여고 학생들이 만든 전통시장 특색지도가 큼지막하게 걸려 있다. 5일부터 7일까지 여름휴가를 알리는 안내문도 옆에 초라하게 붙어 있다. 이분 이 그림 지도 처음 보시나 보다. 지도엔 시장에 자리 잡은 가게들의 이름과 파는 물건들이 그려져 있다. 이분 아마도 너무 바빠서 지금 봤나 보다. 사는 게 바빠서 평소엔 눈길조차 못 주었으리라. 여름휴가는 잘 갔다 오시라~


허정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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