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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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 美 국무장관 “펠로시 대만 방문은 평화적…中 군사행동 과잉대응”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벌이고 있는 대규모 군사행동에 대해 과잉대응이라며 철회를 강력 촉구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타스연합

5일(현지시간) 동아시아정상회의(EAS) 및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캄보디아 프놈펜을 방문 중인 블링컨 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러한 극단적이고 불균형적이며 긴장을 고조시키는 군사 대응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중국의 군사행동을 비판했다.

 

중국이 대만에 대한 경제적 압박, 정치적 간섭, 사이버 공격 등을 벌여왔다고 언급한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중국의 대만에 대한 현상 변경 시도를 봐 왔다”며 “이제 그들은 위험한 행동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2∼3일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평화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이를 도발적인 군사행동을 늘리는 구실로 이용하며 과잉대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블링컨 장관은 “그들이 몇 년간 하는 것은 대만에 대한 현상 유지를 더는 지키지 않겠다는 것을 분명히 하는 것과 일치한다”고 했다. 이어 “피할 수 없는 위기와 갈등은 없다”며 “책임감 있게 행동하고 치열한 경쟁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는 게 우리와 중국에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미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 등은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재차 밝힌 블링컨 장관은 “일방적인 현상 변경을 원치 않는다”며 “양안 갈등이 강압이나 무력이 아닌 평화적으로 해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미국) 국방부는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에 이 상황을 감시할 수 있는 지역에 주둔할 것을 명령했다”면서 “우리는 항해와 비행의 자유를 유지하기 위해 동맹국, 파트너와 협력하는 오랜 접근 방식을 유지하면서 대만해협도 정상적으로 통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군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기는 포사격과 군용기·군함 전개 등으로 이 선을 무력화하는 고강도 군사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1954년 12월 미국과 대만 간 상호방위 조약을 체결한 뒤 1955년 미국 공군 장군인 벤저민 데이비스가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선언한 경계선으로, 중국과 대만 사이의 실질적 경계선으로 여겨진다.


이강진 기자 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