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비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곳곳에서 배달비 비중이 너무 높다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배달 수요가 급증한 데다 단건 배달(한 번에 1건만 배달해주는 것) 서비스가 자리 잡으며 배달비는 전체 주문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뉴시스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 대행업체가 올 들어 수수료를 500~1000원씩 인상하며 지난해만 해도 평균 3300원이던 수도권 배달 대행료는 올 들어 평균 5000원 수준까지 올랐다.
이러자 아예 배달 서비스를 중단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조금 번거롭더라도 직접 포장하러 가거나, 아예 매장을 방문해 식사하는 것이다.
실제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주요 배달앱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상반기 내내 감소세다.
배달비 상승이 힘든 것은 소비자 뿐만이 아니다. 배달 수수료는 음식점 점주와 소비자가 나눠 내는 구조이기 때문에 배달비 상승으로 자영업자 부담도 커지고 있다.
서울 성동구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B씨는 "전체 주문의 절반은 배달이 차지하는데, 수수료를 포함해 평균 배달비가 건당 4000~5000원에 달한다"며 "재료비에 인건비, 배달비까지 내고 나면 자영업자들은 남는 게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점주들의 배달비 스트레스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배달비에는 비나 눈이 오거나 폭염 같은 기상 상황에 따라 할증 제도까지 적용된다. 무더위가 계속되는 요즘같은 날씨에는 배달비가 500원씩 추가 되기도 한다.
네이버 자영업자 카페인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폭염과 소나기로 할증이 붙어서 300미터 거리의 배달비가 6000원이 나왔다"는 글이 올라올 정도다.
이에 대해 배달대행업체는 정작 남는 게 없다는 입장이다. 배달대행 업체 관계자는 "소속 배달원인 라이더에게 배달비를 지급하고 나면 우리도 남는 게 없다"고 주장한다.
라이더들은 라이더들대로 "라이더가 받는 금액은 전체 배달비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결국 소비자들은 분명히 일정 금액 이상을 지급하는데, 이해 당사자들은 서로 자기들은 이 돈의 극히 일부만 가져간다는 이상한 셈법이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배달비는 과연 어떻게 정하는 걸까.
국내 주요 배달 3사는 배달비가 각각 거리와 시간, 날씨, 주문금액에 따라 다르다고 설명한다.
구체적인 산정 기준은 배달 대행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배달비는 배달앱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실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같은 장소에서 같은 업체에 배달을 주문을 하더라도 배달앱에 따라 배달비가 5500원까지 차이 나는 현상이 나타난다.
하지만 배달비는 제각각이어도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적정 배달비와 큰 차이를 보이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올해 5월 발표한 '포용성장 및 지속가능성 관련 외식업 분야 실태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음식 2만원어치를 배달 주문한다고 가정할 때 응답자들이 꼽은 적정 배달비는 평균 1618원 정도다. 이는 최근 소비자들이 실제로 지불하는 평균 배달비 4000~5000원과 최대 70% 정도까지 차이나는 금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