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평균 230㎜ 넘는 폭우가 쏟아진 경기지역에서 인명피해와 산사태, 주택침수 등 사고가 잇따랐다. 소방당국은 기록적인 폭우로 지금까지 4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9일 경기도와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0시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내린 강수량은 여주 산북 412.5㎜, 양평 옥천 398.5㎜, 경기 광주 392.0㎜ 등이다. 의왕과 광명, 성남, 과천 등에도 300㎜ 넘는 비가 내렸다. 누적 평균 강수량은 230.7㎜로 집계됐다. 이튿날인 10일까지 많은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돼 추가 피해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경기도 전역에 호우경보가 내린 가운데 군포에는 1시간 동안 112.5㎜의 비가 쏟아졌다. 이 밖에 성남 110.5㎜, 광주 101.5㎜, 화성 107.5㎜의 시간당 강우량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9∼10일 이틀간 경기지역에 100∼20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비 피해가 심각한 경기남부 일부 지역에 300㎜ 이상 더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경기 연천군 최북단 임진강 필승교 수위는 오전 8시 현재 3.96m로 다소 낮아졌다. 밤사이 경기북부지역에서 비가 소강상태를 보인 덕분이다. 필승교 수위는 지난 8일 오후 7시50분쯤 5.3m를 넘어섰으나 9일 오전 5시30분부터 내려가고 있다.
곳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하고 하천이 범람하면서 인명피해와 주택침수, 도로통제 등 피해도 속출했다. 산사태와 급류에 휩쓸려 4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된 것으로 소방당국은 집계했다.
이날 오전 4시27분쯤 화성시 정남면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주변 공장의 기숙사용 컨테이너가 매몰되면서 40대 중국인 1명이 사망했다. 오전 1시1분쯤에는 광주시 직동 성남장호원 간 자동차전용도로 성남 방향 직동IC 부근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이곳을 운행하던 렉스턴 차량의 40대 운전자가 숨졌다. 동승한 탑승자 2명은 상처를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오전 0시59분쯤 양평군 강상면에서는 60대 남성이 도랑을 건너다가 불어난 물에 휩쓸려 숨진 채 발견됐다. 전날 오후 11시40분쯤에는 광주시 목현동 목현천을 지나던 시민이 실종 신고를 했고, 이날 오전 0시15분쯤 주변 한 아파트 앞에서 숨진 채 쓰러진 30대 여성이 발견됐다. 이 여성은 2㎞가량 떨어진 버스정류장에 있다가 정류장 지반이 무너지면서 인근 하천에 빠져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광주시 목현동에서는 남매가 실종되는 일도 발생했다. 이날 오전 0시43분쯤 동네 주민인 70대 여성이 주변 하천의 범람 여부를 살펴보기 위해 집 밖으로 나갔다가 들어오지 않자 50대 남동생이 따라나섰다가 함께 실종됐다.
주택·상가의 침수 피해도 잇따랐다. 침수 피해는 주택·상가 74건, 차량 35대, 도로 30건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이재민이 5가구 발생했으며 74가구 122명은 거주지를 떠나 일시 대피했다.
도내 교통 통제도 하상도로 24곳, 일반도로 21곳, 세월교 30곳, 둔치주차장 31곳, 강변 산책로 25곳에서 이뤄지면서 출근길 교통난을 부채질했다.
경기도는 전날 오전 9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비상 1단계 체제로 운영한 데 이어 같은 날 오후 3시부터 비상 2단계 체제로 격상해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