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8기 출범 한 달을 넘어서는 가운데 전남지역 무소속 7개 기초단체장들의 ‘톡톡 튀는’ 추진 정책이나 적극적인 행보가 눈에 띈다. 더불어민주당 일당 독점 구조인 전남에서 당선된 이들은 ‘무소속’ 단체장이란 꼬리표에도 불구하고 정파를 초월하는 행보로 향후 4년간의 추진 동력 확보에 탄력이 붙고 있다는 평가다. 8일 지역정가에 따르면 전남 22개 시장군수 22명 중 무소속으로 당선된 단체장은 목포, 순천, 광양시를 비롯해 강진, 진도, 무안, 영광군 등 총 7곳에 달한다.
◆목포·순천 시장, 재선 경험 강점…광양시장, 여의도 인맥 활용
우선 ‘징검다리’ 재선에 성공한 박홍률 목포시장은 당선 직후 가뭄 대책 마련 차원에서 목포를 찾은 국민의힘 조수진 최고위원을 만나는 등 정파를 초월하는 시정을 펼쳤다. 그는 “무소속이란 장점을 살려 여야를 막론하고 누구든지 만나 협의하고 협조를 구할 것”이라며 “목포시민에 약속한 청년스마트 산단 조성, 의대 유치, 신안과 선 통합을 충실히 이행해 지역발전의 초석을 다져나가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전남 무소속 7개 단체장과의 만남이 미뤄지고 있는데 대해 박 시장은 2023년도 정부 예산안이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에 제출되는 시점을 전후에 만남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가운데 노관규 순천시장도 지역 현안을 풀기위해 대통령실과의 정책 공조에 나서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노 시장은 지난달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을 찾아 정무수석비서관실을 방문해 경전선 전철화 사업과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사업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노 시장은 도심을 관통하는 경전선 전철화 사업계획의 부적절성을 강조하고, 지역민 의견 청취 없이 형식적으로 계획이 수립된 경위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기존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도시에 찾아올 치명적인 문제점을 설명하고 대통령실에 이를 바로 잡아줄 것을 요청했다.
국회의원 출신의 정인화 광양시장도 국회 예산통 답게 정부예산 심의에 맞춰 기획재정부를 방문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정 시장은 지난달 임기건 기획재정부 예산총괄심의관, 김장훈 총사업비관리과장 등 간부 공무원을 잇따라 만나 총 4건 국비 6879억원의 지원을 요청했다. 정 시장은 “신규 사업의 국비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지역 현안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위해 타당한 논리를 개발해 기획재정부 등 중앙부처를 끝까지 설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재난지원금·전원주택·100원버스 등 탄탄한 정책 넘쳐
이들의 적극적인 움직임과 달리 군수들이 추진하는 파격적인 정책도 눈에 띈다. 영광군은 추석 명절 이전에 모든 주민에게 재난지원금 100만원을 지급하기로 해 타 지자체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군은 관련 예산으로 총 520억원을 추가경정예산으로 편성했으며, 지난 2일 군의회의 문턱을 통과했다. 16년 만에 재선에 성공한 강종만 영광군수는 6·1 지방선거 당시 코로나19 여파로 고생하는 주민들을 위로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한다며 재난지원금 지급을 공약했었다. 지원 대상은 6월 1일 기준 영광에 주소를 두고 있는 주민 5만2290명으로 추산되며, 군은 16일부터 신청을 받아 9월 추석 전까지 지급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민선 6기에 이어 8기에 입성한 강진원 강진군수는 신 강진시대의 핵심 목표인 강진 인구 5만 명 시대 달성을 위해 신규마을 조성 1000세대, 빈집 리모델링 1000세대 등 총 2000세대의 전원주택 조성에 나선다. 이를 위해 올해 11월까지 적정 위치 및 빈집 리모델링 조사, 전원주택 조성 대상지 타당성 검토, 지역 정착 촉진을 위한 강진군 프로그램과 연계 방안 등에 대해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세부 추진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기본 계획 용역 결과 수립 후 신규마을 대상지를 선정하는 한편, 관내 빈집을 전수 조사한 후 리모델링 대상지를 선정하고 공사비용을 지원해, 건물 소유자와 장기 임대계약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강 군수는 최근 작천면 빈집 리모델링 사업 현장을 직접 방문해 “전원주택 2000세대 조성사업으로 지역 발전은 물론, 장기적으로 인구 유입을 촉진해 강진 인구 5만명 시대 달성과 관광객 500만 명을 유치하겠다”고 말했다.
무소속으로 세 번째 도전 끝에 당선된 김희수 진도군수는 취임과 동시에 청년 100원 버스를 도입했다. 지난달 1일부터 시행에 들어간 이 정책은 민선 8기 김 군수의 공약사항으로 농어촌 학생 교통비 부담 절감 등 교통복지 향상이 기대된다. 군 내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초·중·고등학생 등 만 18세 이하 청소년은 거리에 상관없이 모두 100원 요금을 적용받는다. 김 군수는 조만간 조직개편을 통해 국비를 전담하는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어 지역 국회의원과 유기적인 협조 체계를 갖춰 나간다는 방침이다.
진도군에 이어 무안군도 11일부터 초·중·고등학생 '100원 버스'에 동참한다. 100원 버스 요금 적용대상은 초·중·고등학생과 만 18세 이하 청소년이며, 좌석버스를 제외한 농어촌버스와 공공형버스가 운행하는 전 구간에 적용된다. 무안군은 지난 3일 초·중·고등학생 100원 버스 시행을 위해 무안교통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요금인하에 따른 손실보상금은 군에서 지원할 계획이다. 민주당 공천에서 배제되고 무소속 재선을 맞는 김산 무안군수는 “그동안 꾸준히 국회의원 및 정부 부처와 긴밀한 협조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 온 만큼 무소속이란 점이 예산확보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앞으로 정부 공모사업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정부예산이 확정되는 순간까지 지속적으로 중앙부처와 국회를 방문해 설득하고 건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