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8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선거는 이재명 의원 ‘대세론’이 굳어졌지만, 5명을 선출하는 최고위원 선거는 ‘박빙’이다. 초반 권리당원 투표에서 정청래·고민정 의원이 선두그룹을 형성한 가운데 나머지 세 자리를 놓고 다른 후보들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친이재명(친명)계에서는 유튜버들을 앞세워 고 의원과 윤영찬 의원을 견제하고, 박찬대·서영교 의원을 올리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8명이 경선 중인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는 ‘친명’(정청래·서영교·박찬대·장경태 의원) 대 ‘비명’(송갑석·고영인·윤영찬·고민정)으로 구도가 나뉘었다. 당선권인 5위 안에 친명을 표방한 의원들이 대거 포진하면서 당 내부에선 당대표 선거보다 최고위원 선거에 관심이 더 크다. 아직 수도권·호남 등에서 권리당원 투표가 남았고,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대의원 투표와 일반 국민 여론조사가 남아 있어서 결과는 언제든지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0일 밤 친이재명계 유튜버인 이동형씨가 운영하는 ‘이동형TV’에 박찬대 의원과 서영교 의원이 시간대를 나눠 출연했다. 이 프로그램에 함께 나온 ‘나는꼼수다’ 출신의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고 의원이 어떻게 2등인가. 이해를 할 수가 없다”며 “민주당의 혁신을 바란다면 콘텐츠가 있는 정치인이 (지도부에) 들어가야 한다. 고 의원은 ‘이벤트 정치인’이다. 그동안 대체 뭘 했나”라고 비판했다. 이씨도 “2등은 고 의원이 아닌 박 의원이 돼야 한다”고 거들었다.
인천 연수갑이 지역구인 박 의원은 정치 입문 초반에는 ‘손학규계’로 통했다. 이후 지난 대선 국면을 거치면서 ‘친이재명계’가 됐고, 최고위원에 도전하면서 사실상 이 의원의 ‘러닝메이트’처럼 뛰고 있다. 하지만 개표 첫 주 대구·경북·강원·제주·인천에서 러닝메이트 효과를 누리지 못하자, 친명계 유튜버들까지 나서서 박 의원 알리기에 집중했다. 야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당대표 못지않게 수석, 차석 최고위원까지 발언 주목도가 있는 편이어서 누가 되느냐가 중요하다”며 “이 의원이 대놓고 옆에서 띄워 주는데 3위가 되면 이 의원도 체면을 구기는 셈 아닌가”라고 말했다. 특히 전날 고 의원이 MBC라디오에서 “‘반명(반이재명)’이라고 하면 아니라고 하려 했는데 ‘비명(비이재명)’이냐 물으면 부인하진 않겠다”고 한 발언이 ‘친명계’를 자극했다는 후문이다.
현재 5위를 달리고 있는 서 의원은 유튜브에서 ‘이재명 마케팅’을 펼치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서 의원은 “이 의원의 ‘사법리스크’가 저는 없다고 보는데 이를 이겨내면서 이 의원의 투쟁력이 상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현재 6위 윤 의원이 ‘친명’ 일색 지도부가 되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하자, 서 의원은 “검찰과 경찰의 쿠데타와 같은 상황에서 같은 색깔을 내는 것은 당연하다”며 “윤 의원도 같은 색깔, 같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비명’ 주자인 윤 의원과 송갑석 의원은 호남 출신인 만큼 다음주 호남 지역 경선에서 반전을 노리겠다는 계획이다. 윤 의원은 대선 경선 당시 이낙연 전 대표의 정무실장이었고, 광주 서구갑이 지역구인 송 의원은 ‘비수도권 유일 후보’를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