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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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특사로 복권된 이재용 “열심히 뛰어 국민 기대 보답”

취업 제한 해제… 회장 승진 가능성 커
롯데 “신동빈 회장 사면… 국민께 감사”
여야 모두 정치인 일괄 배제에 실망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되면서 본격적인 경영활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복권으로 취업제한이라는 ‘경영 족쇄’가 풀리면서 이 부회장이 구상한 ‘뉴삼성’ 구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8.15 광복절 특별복권이 결정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스1

이 부회장은 반도체 등 주력사업의 초격차를 유지하며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우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복권 사유인 ‘경제 위기 극복’에 부응해 대규모 투자 및 고용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이 부회장은 특별복권 발표와 관련해 “더욱 열심히 뛰어서 기업인의 책무와 소임을 다하겠다”며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고,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정부의 배려에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이번 사면을 계기로 올해 내 부회장 직함을 떼고 회장직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의 리더십도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전 세계 인플레이션 및 긴축 정책, 경기침체 등 국내외 악재가 산적하면서 대내외 환경은 녹록지 않다.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칩(Chip)4’에 우리 정부가 참여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중국 시장을 잃을 수 있는 처지에 놓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뉴시스

이날 함께 사면·복권된 신동빈 롯데 회장은 감사의 뜻을 밝히며 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롯데는 입장문에서 “사면을 결정해 준 정부와 국민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신동빈 회장과 임직원들은 글로벌 복합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신 회장은 국정농단 사건과 업무상 배임으로 2019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으나 이번 사면으로 부담을 덜게 됐다.

한편 이번 특별사면에 정치인은 제외되자 정치권에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고 볼멘소리가 나왔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사면을 기대했던 여야 모두 실망감을 드러낸 것이다.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 연합뉴스

국민의힘 주호영 비상대책위원장은 “가급적 생계형 범죄라든지 대폭 사면이 있길 바랐는데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친이(친이명박)계 좌장 격인 국민의힘 이재오 상임고문은 세계일보 통화에서 “정치인 사면 반대 여론이 있다고 해서 (사면을 하면)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겠냐는 염려를 한 것 같다”며 “대통령 고유권한인 사면권을 행사하는 데 정략적 판단이 들어가선 안 됐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소속 홍준표 대구시장도 페이스북에서 “사면은 정치의 잣대로 하는 국정 이벤트 행사인데 검찰의 잣대로 한 이번 특사는 아무런 감흥도 없는 밋밋한 실무형 사면에 불과했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통합을 위해 사면을 할 때 정치인을 포함한 게 관례인데, 이번에 유독 정치인만 제외하는 것이 타당한지 유감”이라고 꼬집었다.


백소용·최형창·김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