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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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한동훈 너무 설쳐” “시행령 쿠데타” vs 韓 “법대로 했다”

‘검수완박법’ 무력화 놓고 맹폭… 與는 韓 옹호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12일 또 다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십자포화를 날렸다. 전날 법무부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으로 불리는 개정 검찰청법·형사소송법 관련 시행령을 개정해 검찰 수사권 확대 장치를 마련한 것을 두고 “시행령 쿠데타”라는 등의 날선 표현을 써가며 맹폭을 쏟아낸 것이다. 이에 한 장관은 “법대로 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동훈 법무부장관이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윤석열정부 첫 8·15 광복절 특별사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한 장관이) 급기야 본인이 직접 기존의 법을 넘어선 시행령으로 무소불위의 권력 행사하려는 모습을 보였다”며 “한 장관이 너무 설친다는 여론이 굉장히 많다”고 주장했다. 우 위원장은 “겸손한 자세로 국민의 여론을 받아들여야 할 법무장관이 국회에서 만든 법을 무력화하면서 무리수를 범하는 것”이라고도 꼬집었다. 한 장관을 겨냥해 “소통령”, “무소불위” 같은 비판도 했다.

 

우 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한 장관이 밀어붙이는 방식은 굉장히 폭력적인 것이다”라며 “약간의 모호성을 파고들어 법 취지를 무력화하는 저런 것을 흔히 법 기술자의 농단이라고 한다”고 말지적했다. 박홍근 원내대표 역시 “한동훈의 기고만장한 폭주가 끝을 모르고 있다”며 “국회의 입법권에 (대항해서) 시행령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가운데)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당 비대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기자회견을 열고 “한 장관의 행보는 소통령, ‘왕장관’을 뛰어넘는 권력의 전횡을 보여준다”며 “사법 체계를 뒤흔드는 장본인은 한 장관”이라고 날을 세웠다. 법사위 야당 간사인 기동민 의원은 “한동훈은 전공이 법이 아닌 정쟁 유발인 것 같다”며 “오늘부터 정쟁 유발자로 분류하겠다”고 일갈했다. 문재인정부 마지막 법무장관을 지낸 박범계 의원도 “제 식구 감싸기나 전 정권 털기를 위한 시행령 개정”이라고 강조했다.

 

한 장관 해임 또는 탄핵까지 언급됐다. 같은 당 고영인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한 장관은 사퇴하라. 그렇지 않으면 한 장관의 해임과 탄핵을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경고했다. 다만 당 지도부는 구체적인 대응 방안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우 위원장은 (검수완박) 법률 재개정 추진을 당론으로 채택할 것이냐는 질문에 “원내와 상의해야 한다”고만 답했다. 박 원내대표도 “이건 우리가 길게 대응해야 하는 문제”라고 말을 아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향해 “사법 정의를 정쟁으로 훼손하지 말라”는 등의 비판을 쏟아내며 한 장관 엄호에 나섰다. 신주호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 “시행령에 문제가 있다면 정확히 어떤 것이 문제인지 밝혀야지, 정치적 수사만을 통해 비난하는 행위는 국회 다수당으로서 무책임한 모습”이라며 “민주당은 국민의 삶을 볼모로 삼아 사법 정의를 훼손하려는 정쟁을 당장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시행령 개정에 대해 “서민을 갈취하는 경제 범죄와 공직을 이용한 부정부패 등 민생을 위협하는 강력 범죄를 막으려는 것”이라고 옹호하기도 했다.

 

신 부대변인은 그러면서 “민주당에 검찰이 서민의 삶을 위협하는 범죄를 수사하겠다는 것을 반대하는 이유가 뭔지, 그 속에 들어있는 진짜 속마음은 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검수완박법 통과를 위해 ‘꼼수 탈당’등 의회주의 원칙을 내다 버렸던 민주당이 지금에서야 법무부의 시행령 개정에 대해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운운하니 개탄스럽기 그지없다”고 질타했다.

 

이처럼 여야의 신경전이 본격화하면서 검찰 수사권을 둘러싼 논란이 오는 16일 문을 여는 8월 임시국회 및 이후 정기국회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1일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 시행령 개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 장관은 전날에 이어 이날 설명자료를 추가로 내 “정부는 정확히 국회에서 만든 법률에 정해진 대로 시행하겠다는 것”이라며 “시행령은 국회에서 만든 법률의 위임범위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한 장관은 민주당의 비판에 대해 “‘시행령 정치’나 ‘국회 무시’ 같은 감정적인 정치 구호 말고, 시행령의 어느 부분이 그 법률의 위임에서 벗어난 것인지 구체적으로 지적해주시면 좋겠다”며 “국회에서 만든 법률 그대로 시행하는 것”이라고 맞섰다.

 

나아가 한 장관은 “다수의 힘으로 헌법 절차를 무시하고 검수완박 법안을 통과시키려 할 때 ‘중요 범죄 수사를 못 하게 하려는 의도와 속마음’이었다는 것은 국민들께서 잘 알고 있다”며 “정부가 범죄 대응에 손을 놓고 있으면 오히려 직무유기다. 서민을 괴롭히는 깡패 수사, 마약 밀매 수사, 보이스피싱 수사, 공직을 이용한 갑질 수사, 무고 수사를 도대체 왜 하지 말아야 하는가”라고 되물었다. 한 장관은 국회의 출석 요구에 언제든 응하겠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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