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미·러 핵전쟁 땐 식량난에 53억명 아사”

입력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美 연구팀 6가지 시나리오 가정
“핵폭발 그을음·먼지로 기후변화
세계 식량 생산 최대 90% 감소”

핵전쟁이 발발하면 방사성 낙진 등 여파에 따라 기후변화가 발생해 식량 생산이 급감, 전 세계에서 수십억명이 기아로 숨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6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푸드’(Nature Food)에 따르면 미국 럿거스대 환경과학과 앨런 로보크·릴리 샤 교수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은 핵무기 보유국 간 핵전쟁 시나리오를 가정했다. 핵무기 보유국은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 파키스탄, 인도, 이스라엘, 북한 총 9개국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핵폭발 뒤 예상되는 기후변화와 그에 따른 식량 생산 감소 영향을 분석한 결과 최소 2억5500만명에서 최대 53억4100만명이 숨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다양한 규모에서 핵전쟁이 발생하는 6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했다. 인도-파키스탄 간 핵전쟁 등 소규모 핵전쟁 시나리오 5가지와 미국-러시아 간 대규모 핵전쟁 시나리오 1가지를 분석했다. 각 시나리오에서 핵폭발로 발생하는 그을음과 먼지 양을 추정한 뒤 그을음과 먼지가 하늘로 치솟아 성층권을 덮으면서 초래되는 기후변화(핵겨울)와 농업·어업 식량 생산 감소, 그로 인한 세계 각국의 기아와 사망자 수를 추정했다.

 

연구 결과 인도와 파키스탄 간 소규모 핵전쟁 시에도 500만t의 그을음과 먼지가 하늘을 뒤덮으면서 5년간 세계 식량 생산량이 7% 감소하고, 2억5500만명이 기아로 숨질 것으로 추정됐다. 양국 간 더 큰 규모의 핵전쟁으로 4700만t의 그을음과 먼지가 발생하면 기아 사망자는 25억1천2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최대 핵보유국인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 전면 핵전쟁이 발생하면 피해 규모는 훨씬 불어나 ‘인류 절멸’ 수준으로 치닫게 된다. 1억5000만t의 그을음과 먼지가 발생하고, 이로 인한 기후변화로 3~4년간 세계 식량 생산량의 90% 정도가 줄어든다. 기아로 사망하는 인구는 53억410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핵폭발 직접 사망자는 인도-파키스탄의 소규모 핵전쟁 시 2700만명, 미국-러시아의 전면 핵전쟁 시 3억6000만명으로 추산됐다. 로보크 교수는 “어떤 규모의 핵전쟁이든 세계 식량 체계를 파괴해 수십억 명이 죽을 것을 보인다”며 “유일한 장기적 해법은 핵무기 금지뿐”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