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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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송료 인상 놓고…화물연대 vs 하이트진로 갈등 격화

노조, 인화물질 들고 본사 점거…하이트진로 “공권력 나서야” 간곡한 호소 / 노조 "해고자 복직시켜야" vs 사측 "퇴거 및 경찰 협조 요청"

운송료 인상에 대한 화물연대와 하이트진로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화물연대는 인화물질을 지참하고 하이트진로 본사를 점거하고 상황 해결을 요구 중이다.

 

16일 뉴스1과 화물연대 및 하이트진로에 따르면 화물연대 노조원 80여명은 이날 오전 6시10분부터 하이트진로 본사 로비 및 옥상을 불법 점거했다. 이들 중 70여명은 로비에 머무르고 있으며, 10명은 인화물질을 지참하고 옥상으로 향한 상태다.

 

이들의 점거로 오전 중 하이트진로 임직원들이 출근하지 못한 채 건물 앞에 모여있었다. 다행히 경찰과 노조 측의 협의 하에 지금은 건물 안으로 들어간 상태다.

 

현재 하이트진로 본사 로비와 옥상을 점거 중인 화물연대 노조원들은 사측이 조합원 12명의 계약해지 및 이들에게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과 업무방해 가처분신청의 철회를 요구 중이다.

 

김근영 화물연대 인천지역본부장은 "저희가 본사에 온 것은 본사 점거하고 회사 피해주기 위해서가 아니다"며 "협상 모양만 보이고 경찰의 도움을 받아 소주·맥주 등 주류 물량을 뺀 뒤 협상을 뒤엎는 행태를 그만하고 노동자들과 대화할 것을 요구하기 위해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하이트진로의 이천·청주공장 화물 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소속 화물차주 132명은 지난 3월 화물연대에 가입하고 운송료 인상을 요구하며 해당 공장들에서 파업을 진행했다. 수양물류는 하이트진로가 지분 100%를 소유한 자회사다.

 

이 과정에서 화물차주 132명은 계약해지 통보를 받았고, 하이트진로 측은 조합원 12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천·청주공장 집회 관련 업무방해금지 가처분도 신청했다.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자 화물연대는 지난 2일 하이트진로 홍천공장에서 연대 집회를 진행하며 소주·맥주 등 주류 출하를 중단시킨 바 있다.

 

현재 옥상을 점거 중인 노조원 10여명은 인화물질인 시너를 지참했으며, 옥상에 '노조탄압 분쇄, 해고철회 전원복직, 손배가압류 철회' 등의 구호가 적힌 현수막을 내걸었다.

 

김경선 화물연대 대전본부장은 시너를 지참한 것에 대해 "상황이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극단 선택까지 하겠다는 의미"라며 "홍천에 있을 때 경찰 진압을 보고 위협을 느꼈는데 이번에도 경찰 대응이 그렇게 이뤄질 경우 사용하겠다는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는 경찰 1개 중대가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나 물리적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또 극단 상황을 대비해 소방당국에서는 본사 앞에 에어매트를 설치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본사 무단 점거같은 불법 행위는 진행되는 상황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화물연대 소속 인원들이 본사 건물을 불법 무단점거 중으로, 당사는 퇴거 및 경찰 협조를 요청한 상태"라며 "수양물류 쪽에서 지속적으로 대화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불법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공권력이 적극적으로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뉴스1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