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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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연준, 추가 금리인상 예고했지만 "언젠간 속도 늦춰야"

다음달엔 ‘빅스텝’ 관측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 상승세가 잡힐때까지 기준금리를 계속해서 올리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금리인상 속도가 언젠가는 늦춰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준이 9월에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 대신 0.5%포인트 인상의 빅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EPA연합뉴스

연준이 17일(현지시간) 공개한 7월 FOMC 정례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들은 “물가상승률이 계속 목표치(2%)를 훨씬 넘고 있어 제약적인(restrictive) 정책 스탠스로 가는 것이 최대 고용과 물가 안정이라는 위원회의 의무를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연준은 지난달 26∼27일 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1.50∼1.75%였던 기준금리는 2.25∼2.50%가 됐다.

 

회의록에 따르면 일부 참석자들은 “기준금리가 충분히 제약적인 수준에 도달한다면, 물가상승률이 2%로 확실히 되돌아오는 경로에 접어들 때까지 당분간 그 정도의 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며 고금리 지속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아직 인플레이션 압력이 진정되고 있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면서 “인플레이션이 당분간 불편할 정도로 높은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FOMC 위원들은 “대중이 위원회의 의지에 의구심을 품기 시작할 경우 높아진 물가상승률이 고착화할 수 있다는 점이 위원회가 직면한 중대 위험”이라며 “이러한 위험이 현실화하면 2%로 물가상승률을 되돌리는 임무가 꼬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의사록은 다만 “누적된 통화정책 조정이 경제활동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동안 일정 시점에는 기준금리 인상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다수의 참석자는 “위원회가 물가 안정을 복원하기 위해 필요한 것 이상으로 통화정책을 긴축 기조로 가져갈 위험이 있다고 언급했다”고 의사록은 밝혔다.

 

인플레이션 억제에만 초점을 맞춰 과도하게 금리를 올리다가 경기침체를 유발할 가능성을 경계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연준이 계속되는 긴축 기조에 경고음을 울리면서 다음 달 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이 3연속 자이언트 스텝 대신 0.5%포인트의 금리인상을 결정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난달 FOMC 회의 이후 미국 노동부가 지난 10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8.5%로 전월(9.1%)보다 상승폭이 둔화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속도도 누그러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의사록 공개 후 낙폭을 줄이기는 했지만, 7월 소매판매 부진 등 경기 둔화의 신호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하락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71.69포인트(0.50%) 내린 3만3980.32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31.16포인트(0.72%) 떨어진 4274.04에, 나스닥 지수는 164.43포인트(1.25%) 하락한 1만2938.12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