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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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도 낙상사고로 골절 잦아…뼈건강 주의해야

열대야로 인해 제대로 잠 못 자면 골다공증 위험 커져
술 한 잔은 금물…체내 수분 줄여 뼈건강에 악영향 끼쳐
샌들·슬리퍼, 빗길 미끄럼 유발…낙상사고 발생 가능성
“골다공증 예방·관리위해 평소 칼슘·비타민D 복용해야”
여름에도 골절사고가 자주 발생하니 주의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낙상으로 인한 골다공증성 골절은 주로 겨울에 발생한다. 날씨가 추워지면 뼈 주변 근육과 인대가 뻣뻣해져 외부의 작은 충격에도 뼈가 부러지기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폭염과 장마가 반복되는 여름철에도 골절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뼈 건강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잠 못 이루는 열대야에 술을 마시면 뼈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샌들이나 슬리퍼를 신고 빗길을 나섰다가 미끄러져서 뼈가 부러질 수도 있다.

 

특히 골다공증은 뚜렷한 전조증상이 없기 때문에 평소에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을 예방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열대야로 잠 못 이루면 골다공증 위험이 더 커진다. 뼈를 파괴하는 파골세포를 억제하기 어려워 골다공증 진행이 빨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하면 파골세포의 골흡수를 억제하는 칼시토닌 호르몬이 줄어든다. 칼시토닌 호르몬은 자는 도중 혈중 칼슘이 뼈에 흡착되도록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이다.

 

열대야에 찾게 되는 술도 뼈건강에 해롭다. 게티이미지뱅크

 

또한 열대야에 찾게 되는 술도 해롭다. 술은 깊은 잠을 방해할 뿐 아니라 술 성분인 알코올은 이뇨 작용을 촉진해 몸 속 수분이 줄어들 우려가 있다. 뼈는 칼슘 및 무기질 45%, 단백질 34%, 수분 20%로 구성된다. 여름철 수분 보충에 문제가 생기면 뼈 건강에도 악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여름철 빗길 낙상사고도 뼈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 중 하나다. 특히 나이가 들어 균형 감각이 떨어지는 노인들은 더욱 위험하다. 여름철 낙상 사고의 주원인은 신발이다. 샌들이나 슬리퍼를 신고 빗길에 나서면 미끄러지기 쉽고, 낙상 후 골절도 많이 일어난다.

 

서서히 청력이 줄어드는 것은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증상이지만 50대에 갑자기 청력이 떨어지거나 돌발성 난청이 오면 골다공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귀의 달팽이관 주변을 구성하는 뼈가 약해지면 분해되면서 감각신경 세포에 영향을 끼쳐 청력 손실 위험이 커진다. 

 

치주 질환도 뼈 건강이 나빠졌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 잇몸뼈는 다른 뼈가 약해지면 같이 약해져 치주 질환을 일으킨다. 또 3년 사이 신장이 줄었거나 손·발톱이 자주 깨진다면 뼈가 약해진 것은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목동힘찬병원 정형외과 김태현 원장은 “골다공증을 예방·관리하려면 칼슘과 비타민D를 충분히 복용해야 한다”라며 “칼슘과 비타민D 부족은 골다공증으로 이어진다. 몸에 칼슘이 부족하면 뼈를 분해해서라도 보충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비오는 날 샌들이나 슬리퍼를 신으면 미끄러지기 쉽기 때문에 골절 사고에 주의해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칼슘은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것이 좋다. 멸치나 우유와 같은 유제품, 미역 등을 비롯해 골 형성에 도움을 주는 단백질이 풍부한 식사가 권장된다. 다만 골다공증 외 다른 질병이 있다면 칼슘제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

 

만성질환이 있다면 칼슘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거나 칼슘제를 복용하기 전 의사와 충분히 상의해 결정해야 한다.

 

대한골대사학회에 따르면 칼슘제로 칼슘을 보충하면 골밀도 향상에 도움이 되지만 심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고용량 칼슘제가 문제가 된다. 혈관 내 칼슘이 쌓이면 혈관이 딱딱해지고 혈액의 흐름을 방해해 심혈관 질환이 악화될 수 있어서다.

 

비타민D는 칼슘과 인의 흡수와 이용, 뼈 형성과 유지에 필요하다. 햇볕을 쬐면 자연스럽게 비타민D를 보충할 수 있지만, 나이가 들수록 합성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보충제가 효과적일 수 있다. 또 뼈는 외부 자극을 받아야 튼튼해지기 때문에 걷기나 아령 들기 등의 운동도 도움이 된다.

 

김 원장은 “저체중인 사람들은 정상 체중보다 골다공증에 걸리는 확률이 높고, 운동량이 부족한 사람들도 고위험군”이라면서 “갑상선이나 당뇨 등 특정 질환으로 약을 복용하는 경우도 골다공증 위험이 있어 충분한 무기질과 비타민D 공급으로 골절 위험을 예방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