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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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강병삼 제주시장 후보자 ‘부적격’ 의견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위원장 임정은)가 농지법 위반과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강병삼 제주시장 후보자에 대해 사실상 ‘부적격’ 의견을 냈다. 이종우 서귀포시장 후보자에 대해서는 ‘적격’ 의견을 냈다.

 

인사청문특위는 18∼19 이틀간 제주시장, 서귀포시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을 진행했다.

민선 8기 제주도정 첫 제주시장으로 지명된 강병삼 후보자가 지난 18일 제주도의회 행정시장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그 결과, 인사청문특위는 강 후보자에 대해 “제주시장은 50만 제주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3000여명의 공직자를 지휘·감독하며 관할 사무를 수행하는 총책임자로서 고도의 도덕성과 모범을 보여야 하는 직위”라며 인사청문 과정에서 후보자에게 제기된 농지법 위반과 부동산 투기 의혹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인사청문특위는 “심도 있는 논의 결과 후보자의 각오와 의지에도, 향후 시민을 대표해 제주시정을 책임 있게 이끌어 가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한다”며 “오영훈 지사는 도민의 눈높이와 정서를 고려해 인사권을 신중하게 행사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강 후보가 제주도의회에 제출한 부동산 소유 현황을 보면 강 후보는 2019년 제주시 아라동에 4명 공동지분으로 농지 7000여㎡를 구매했다.

 

또 2014년과 2015년에도 애월읍 광령리의 임야와 농지를 여러 필지 매입했다.

 

이 과정에서 강 후보가 농지를 매입하고도 제대로 농사를 짓지 않는 등 농지법을 위반했고, 부동산 투기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강 후보는 인사청문 과정에서 부동산 투기 의혹과 농지법 위반 논란에 대해 인정하고 사과했다.

 

인사청문특위는 이종우 서귀포시장 후보자에 대해서는 업무를 수행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다

 

인사청문특위는 “이 후보자가 도덕성과 전문성에서 일부 우려가 있으나, 후보자의 각오와 의지가 확고하고 원활한 서귀포시정 운영을 위해 더는 서귀포시장 공백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청문회에서 제시한 정책제안 사항을 유념해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주지역 농민단체는 농지법 위반 및 땅 투기 의혹을 받고 있는 강병삼 제주시장 후보자에 이어, 이종우 서귀포시장 후보자에 대해서도 농지법 위반 의혹을 제기하며 임용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 후보자의 경우 농지법 위반 의혹에, 농사를 짓지 않으면서 직불금을 부당 수급한 논란을 사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제주도연맹은 “이 후보자가 농지 매입은 조상 땅을 찾기 위한 차원이라고 해명했는데 그 말 자체가 농사의 목적이 아니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농지는 농사를 짓기 위해 매입해야 한다”며 헌법에 규정에 ‘경자유전’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농민회는 또 “본인과 배우자가 농사도 짓지 않으면서 2019년부터 3년간 직불금을 수령했다”며 “직불금은 국가가 농민의 생산 활동에 대한 최소의 보조금인데 농사를 짓지도 않은 본인과 배우자가 받았다면 직불금 부당수급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농민회는 “웬만한 투기 세력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직불금은 받으려 하지 않는데 후보자와 배우자가 농사도 짓지도 않으면서 직불금을 수령했다면 투기 세력 그 이상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이렇게 돈 있고 ‘빽’있는 분들이 농지를 잠식하고 있으니 우리 농민들이 설 자리가 어디에 있겠는가”라며 “제주도 농정당국은 해마다 농지실태 조사를 한다는데 무엇을 조사하고 다녔는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농지를 투기 목적으로 이용하는 자체가 국민의 먹거리를 강탈하고 약탈하는 중대한 범죄 행위”라며 “지금까지는 농지법 위반은 그냥 고개 숙이면 지나가고 봐줬던 사례가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부터는 바로잡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오영훈 지사는 제주도의회 인사청문특위의 의견을 바탕으로 이들 후보자에 대한 최종 임명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행정시장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법적 의무사항이 아니며, 도의회에서 채택된 인사청문 심사 경과보고서도 구속력을 가진 것이 아닌 ‘권고’ 수준에 그친다.

 

제주대 로스쿨 출신 변호사인 강병삼 제주시장 후보자는 김한규 제주시을 국회의원 선거 캠프와 오영훈 제주지사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했으며, 남제주군의회 의장을 지낸 이종우 서귀포시장 후보자는 오영훈 제주지사 선거 캠프 출신이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