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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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근 “김건희 여사 간담회, 문제 될 줄 몰랐다”

경찰청장 취임 첫 간담회

부적절 행사 논란 “답변 어려워”
‘밀정 의혹’ 경찰국장 보직 변경엔
“파견된 기관인 행안부 의사 중요”

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중앙경찰학교 졸업식에서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윤희근 경찰청장은 “문제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밀정 의혹’이 제기된 김순호 행정안전부 경찰국장의 보직 변경 여부에 대해서는 윤 청장은 “행안부 의사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19일 충북 충주 중앙경찰학교 대운동장에서 열린 중앙경찰학교 310기 졸업식에서 신임경찰들을 격려하고 있다. 뉴시스

윤 청장은 2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김 여사의 비공개 간담회 논란과 관련해 “의미 있는 스토리가 있는 졸업생과 그 부모님을 대상으로 격의 없는 자리를 가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여사는 윤 대통령과 함께 지난 19일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 신임경찰 제310기 졸업식에 참석했다. 졸업식이 끝나고 윤 대통령이 20·30대 청년 경찰관 20명과 간담회를 가지는 동안, 김 여사는 별도로 일부 여성 경찰관 및 가족들이 참석한 비공개 간담회를 가졌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경찰 수사를 받는 김 여사의 경찰학교 방문 및 졸업생 간담회는 부적절한 행보”라고 비판했다.

윤 청장은 “윤 대통령의 간담회가 행사의 메인 포인트였는데, 그 시간에 김 여사 역할이 애매했다”며 “저희 측과 행사를 주관하는 쪽에서 의사소통해서 마련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여사 참석이 부적절하지 않으냐는 질문에 대해 윤 청장은 “청장 입장으로 답변드리기 어려울 것 같다”며 “대통령실 의전팀이나 행사를 총괄하는 곳에서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또 ‘밀정 의혹’으로 논란이 된 김 국장의 보직 변경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서 윤 청장은 “행안부로 파견했기 때문에 파견을 받은 기관 의사가 중요하다”며 “제가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윤 청장은 “최초에 언론에서 문제가 제기됐던 이후에, 반드시 바꿔야 하겠다는 사실관계가 추가로 나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변경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윤희근 경찰청장. 국회사진기자단

한편 민주화운동 희생자 추모 단체들은 오는 23일 2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 김 국장의 ‘녹화사업’ 피해자 여부를 조사해달라는 내용의 진실규명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김 국장은 1989년 노동운동단체 인천부천민주노동자회(인노회) 동료들을 밀고하고 그 대가로 경찰에 대공 요원으로 특채됐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 국장이 “본인도 녹화사업의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진위를 가릴 필요가 있다는 게 추모 단체의 설명이다.


백준무 기자 jm10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