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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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알코올성 지방간 있으면 이 질환 걸릴 위험 높아져

서울대병원 박상민 교수팀 “알츠하이머병 위험 5% 증가”
“60세 이상 고령자 10여년 추적했더니 8%가 치매 걸려”
“비알코올성 지방간 관리하면 치매 관련 질병 부담 경감”
게티이미지뱅크

 

술을 전혀 마시지 않거나 아주 적게 마시는데도 간에 지방이 쌓이는 현상 지방간의 일종인 ‘비(非)알코올성 지방간’. 과도한 열량 섭취로 인해 간 전체의 5% 이상 지방이 축적된 경우를 말한다.

 

그런데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가진 사람은 나중에 알츠하이머형 치매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중년과 노년기에 발생하는 치매 중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형 치매(알츠하이머병)에 노출될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상민 교수팀은 ‘비알콜성 지방간과 고령자의 나중에 일어난 치매 사이의 연관성’이라는 논문에서 이 같이 밝혔다.

 

연구팀은  2009∼2010년 새 건강 검진을 받은 60세 이상 성인 60만8,994명(국민건강보험 공단 자료)을 2020년 말까지 추적 관찰했다.

 

연구팀은 지방간 지수(FLI)를 활용해 연구 대상자를 ▲FLI가 낮은 그룹 ▲FLI 중간 그룹 ▲FLI가 높은 그룹 등으로 분류했다. FLI가 높을수록 알코올성 지방간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 

 

그 결과, 연구팀이 추적한 10여간 8.0%가 치매 진단을 받았다. 이중 7.7%는 알츠하이머형 치매, 0.1%는 혈관성 치매 환자였다. 

 

FLI가 낮은 그룹은 치매 위험이 4% 낮았다. FLI가 높은 그룹인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의 치매 발생 위험은 5% 높았다. 특히 FLI가 높은 그룹이 알츠하이머형 치매 발생 위험은 FLI 중간 그룹보다 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혈관성 치매 발생 위험을 특별히 높이진 않았다. 혈관성 치매란 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뇌졸중으로 인해 치매가 발생한 경우를 말한다.

 

연구팀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알츠하이머형 치매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라며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관리하먼 치매와 관련한 질병 부담을 줄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간학회지 최근호에 실렸다.

 

한편, 전 세계적으로 약 5000만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의 수가 계속 증가해 의료 시스템에 상당한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은 간에 생기는 대표적인 비감염성 질환으로, 유병률이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현재 유병률은 성인 4명 중 1명꼴이다. 

 

앞서  미국에서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정상보다 작은 뇌를 가졌으며, 이는 뇌 노화 과정의 가속화로 볼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뇌의 노화 속도를 높여 치매 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