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청담동 하이트진로 본사 로비와 옥상을 기습 점거한 뒤 농성을 이어가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점거 8일 만에 로비 농성을 해제했다.
24일 경찰 등에 따르면 로비를 점거했던 화물연대 조합원 17명은 이날 오전 10시쯤 경찰의 신원 확인을 거쳐 건물 밖으로 나왔다. 이들은 밖으로 나서면서 “투쟁”이라고 외쳤다. 건물 밖에서 대기하던 조합원들도 격려하며 인사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진수 화물연대 하이트진로지부 부지부장은 “우리는 헌법이 보장하는 집회 신고를 했다. (로비 농성 해제는) 성실 교섭을 통해 다시 하이트진로와 상생하는 분위기를 갖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손해배상소송 및 가압류 철회·해고자 원직 복직·운송료 현실화 등을 요구하며 지난 16일 이후 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조와 하이트진로 측 사이에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이 계속되고 있지만 좀처럼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이날 오전에 진행된 교섭에는 하이트진로 화물운송 위탁사인 수양물류 대표이사가 직접 교섭 당사자로 나섰다. 그간 교섭에는 수양물류 측 전무·상무 등 관계자와 화물연대 집행부만 참석한 바 있다. 하이트진로 측은 “수양물류의 적극적이고 빠른 의사결정과 함께 하이트진로 역시 원만한 소통을 위해 결정된 조치다. 전날 교섭에서 이를 먼저 제안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은 이날 로비 농성은 해제했지만 본사 건물 광고탑 옥상에서의 농성은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한편 교섭이 쉽사리 이뤄지지 않으면서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정치권의 발길도 이어지는 중이다. 이날 오후 2시쯤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하이트진로 본사를 방문해 양측과 면담을 하고 옥상 농성장을 살펴본 것으로 전해졌다. 장철민 민주당 의원도 전날 현장을 찾아 사태 해결을 촉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