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케이블카 아래 “재수없다” 현수막 내걸었던 승려들 ‘이렇게라도 했어야…’

입력 :
수정 :
폰트 크게 폰트 작게
사천 대방사, 2017년 공사 당시 법원에 중지신청 냈지만 기각

2019년엔 시 상대로 소송 제기…법원 “규정 준수했고 공익적 운영”이라며 재차 기각

대방사 “공사 과정서 상의 없어 항의 차원에서 현수막 내건 것”
경남 사천 대방사에서 지붕 위에 내건 현수막. MBC 캡처

 

“부처님 위로 케이블카 타는 자는 평생 재수 없다”.

 

MBC는 지난 23일 경남 사천 각산에 위치한 대방사의 경내 건물 지붕에 이와 같은 내용의 현수막이 걸려있다고 보도했었다.

 

MBC에 따르면 이번 일은 201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사천시는 삼천포대교 공원과 초양섬, 각산을 잇는 약 2.43㎞ 거리의 케이블카 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대방사 측은 케이블카가 운행될 경우 사찰에 소음 발생 및 사생활 짐해가 우려되고 종교적 존엄이 훼손된다며 시를 상대로 창원지방법원에 공사 중지를 신청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경기도민일보에 따르면 당시 법원은 “사천시는 공사와 관련된 규정을 준수하고 비용이 증가함에도 노선을 변경했다”며 “대방사에 수인 한도를 넘는 피해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

 

그러자 대방사는 2019년에 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소음 정도가 기준 이내(55데시벨)이고 사생활 침해 역시 예상되지 않으며, 케이블카 운영이 인근 지역의 관광 활성화에 기여하는 등 공공성 및 사회적 가치가 있다는 이유로 재차 기각했다.

 

케이블카 노선은 승려들이 생활하는 요사채까지 직선거리로 80여m, 수행공간까지는 100여m 떨어져 있다.

 

결국 대방사 측은 항의 의사 표시 차원에서 ‘케이블카 타면 재수없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지붕 위에 부착했다. 이 현수막은 지난 11일부터 보이기 시작했다.

 

대방사의 도안 승려는 MBC의 취재진에 “시로부터 어떤 사과나 대책 수립 계획도 듣지 못했고 주지와도 상의가 없었다”며 “이에 상응하는 조치로 현수막을 내걸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사천시는 법원 판결도 나온 만큼 피해 보상은 힘들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아울러 현수막의 철거에 관해서는 “사실 적시 부족으로 명예훼손 성립 가능성은 낮아보이고 모욕죄 역시 친고죄인 만큼 철거는 어렵다”고 MBC에 전했다.

 

MBC에 따르면 대방사 측은 현재 사천시청 청사 앞 1인 시위를 예고한 상태이다.

대방사 경내에서 바라본 케이블카. MBC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