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수도 울산의 명성을 되찾을 대한민국 최고 비즈니스 시장이 되겠습니다.”
새로 만드는 위대한 울산, 민선 8기 울산시정을 이끄는 핵심 키워드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지난 26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울산은 한때 전국에서 가장 잘 사는 도시, 가장 젊고 역동적인 도시였다”며 “지금의 울산은 대한민국 산업수도로 다시 일어서느냐, 노후한 공장도시로 주저앉느냐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갈수록 줄어드는 일자리와 인구, 활력을 잃어가는 경제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선 시장실에 앉아 결재하고 업무보고만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선 8기 ‘1호 결재’가 ‘전략적 투자유치 및 기업 규제 완화’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울산의 가장 큰 문제는 첫째도, 둘째도 ‘일자리’라고 설명했다. 그는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면 인구감소 문제도 같이 해결된다”며 “울산공업지구 지정 60주년이 된 올해를 ‘제2 산업수도’의 원년으로 삼아 과거의 영광을 되찾고자 한다”고 했다. 김 시장은 개발제한구역을 조정(해제)해 산업단지와 신도시를 만들고, 신라권인 경북 경주, 포항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신공항을 조성할 계획이다. 다음은 김 시장과 일문일답.
-1호 공약이 개발제한구역 해제다.
“울산은 전체 면적의 약 25%가 개발제한구역이다. 울산시와 울주군이 통합돼 1995년 울산광역시가 되면서 다른 시·도와 달리 그린벨트가 도심 한가운데 위치하게 됐다. 도시의 균형 발전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현재 그린벨트 해제 가능 면적 38.1㎢ 중 38.8%인 14.8㎢만 해제돼 해제율도 38.8%에 불과하다. 전국 평균 61.5%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공식 건의했고, 이후 국토교통부 관계자들이 실태 파악을 위해 울산을 방문했다. 그린벨트부터 풀어야 기업 유치-일자리 창출-인구 증가 등의 선순환구조를 만들 수 있다.
-좀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그린벨트에 묶여서 공장 확장성이 없다 보니 공장은 경주, 양산으로 옮기고 본사 사무실은 울산에 둔 이중생활 하는 기업이 매우 많다. 그린벨트 해제로 새롭게 산업단지를 조성하면 떠났던 기업들이 돌아올 수 있다. 일자리에 따라 인구가 늘어나면 이를 수용할 신도시도 산업단지 인근에 만들 생각이다. 그린벨트를 무조건 다 풀겠다는 게 아니다. 보전 가치가 높은 곳은 확실하게 보전하고, 보전 가치가 낮은 곳은 과감하게 해제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전향적으로 접근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 한다.”
-‘신라권(울산, 경주, 포항)’ 공항 설립 구상을 밝혔는데.
“울산이 산업수도의 명성을 지키고 관광도시로 나아가려면 공항이 필수적이다. 공항이 있어야만 위성도시로 전락하지 않을 수 있다. 현재의 상황에서 울산공항 확장 방안은 안전성과 실효성이 떨어진다. 장기적으로는 공항 이전에 방점을 두고 이전 위치를 고민해야 한다. 울산뿐 아니라 철강 산업도시 포항과 관광도시 경주까지 아우르는 ‘신라권 공항’으로 만들면 대안이 될 수 있다.”
-개점휴업인 공항도 있는 상황인 점을 고려하면, 신공항 건설은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것 아닌가.
“교통 인프라는 적자냐 흑자냐 경영 상태만 따져서 될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 그렇게 따지면 전철도 운영할 필요 없다. 문수구장, 울산문화예술회관 등도 돈 안 된다. 공항 역시 이런 공공재 개념으로 봐야 한다. 울산과 포항 두 지역이 우리나라 경제의 18% 정도를 차지한다. 역사적으로도 3개 도시는 ‘신라권’으로 같다. 명분은 충분하다고 본다. 3개 도시의 중심이 되는 적절한 곳에 공항을 만들면 공동의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 신라권이 힘을 합쳐야 함께 성장할 수 있다. 울산~포항 고속도로 개통으로 경제, 생활권 교류가 확대되고 있는 만큼 공동의 이익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세부적인 논의를 계속 이어가겠다.”
-부울경 특별연합 속도를 조절하겠다고 했다. 지방과 수도권 격차 해소를 위해 꼭 필요하다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부울경 특별연합은 수도권 집중화에 대응하기 위해 꼭 필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공동의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 그래야 장기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방식으로는 울산에 별 이득이 없다. 부울경 특별연합을 통해 부산은 약 28조원의 가덕도 신공항을, 경남은 약 12조원의 진해 신항만을 확보했지만, 우리 울산은 별다른 혜택이 없었다. 비수도권 최초의 동해선 광역철도가 개통했지만, 이는 울산만의 혜택이 아니라 3개 도시가 함께 누리는 혜택이다. 상대적으로 도시 기반이 약한 울산시 입장에서는 광역교통망 유치가 오히려 경제 블랙홀 현상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존엔 특별연합 행정청 울산 유치를 추진해왔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울산도 부산, 경남에 버금가는 사회기반시설이나 서비스산업을 유치해야 한다. 경주, 포항을 포함한 특별연합 추진을 제안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노잼도시 탈피’를 공약했다.
“민선 8기 핵심사업 대부분이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사업이다. 울산을 좋은 일자리가 넘치는 ‘일자리의 바다’로 만들면 전국의 청년들이 다시 울산을 찾게 될 것이다. 새로운 젊은 도시 울산을 만들려면 시민 생활도 혁신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좋은 일자리’와 함께 ‘놀거리’, ‘즐길거리’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야 청년들이 울산에서 꿈을 키우고 울산에 정착한다. 도심 한가운데에 터미널, 백화점과 연계한 청년 놀이시설인 문화쇼핑타운을 만들고, 태화강 위에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와 같은 세계적인 공연장을 조성하겠다. 공공골프장 등 야외 체육시설을, 성남동 옛 중부소방서 부지에 K팝 사관학교를 신설하려 한다. 청년들이 다양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시설을 우선 갖춰줘야 한다고 본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울산은 다시 청년 천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