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온라인 쇼핑몰의 파격적인 라면 특가 이벤트가 이목을 끈 가운데, 이 특가 상품을 결제한 소비자들이 “상품이 두 달이 넘도록 배송되지 않는다”며 호소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6월 온라인 쇼핑몰 S사는 라면류 파격 특가 이벤트를 진행했다. 당시 S사는 20개입 신라면을 2000원에, 20개입 짜파게티를 4000원에 판매했다. 착불비용 2500원을 각각 합하면 신라면은 1개에 225원꼴, 짜파게티는 325원에 구매할 수 있었다.
이 특가 소식은 저렴하게 제품을 구매하길 원하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그런데 행사에 참여한 소비자들이 두 달이 넘도록 상품을 배송받지 못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논란이 일었다.
경기 군포시에 거주하는 40대 직장인 이모씨는 지난 6월20일 지인의 추천으로 S사 행사를 통해 신라면 20개와 짜파게티 20개를 주문하고 총 1만1000원을 결제했다.
이씨는 “그 어떤 마트나 온라인 쇼핑몰보다 저렴해서 지인이 S사 링크를 보내주자마자 바로 샀다”라며 “그런데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 라면이 안 온다”고 전했다.
이어 “구매 당시 배송 기간이 최대 4주라는 홈페이지 문구를 본 것 같아 늦어도 7월 안에는 받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더 늦어졌다”며 “이후 8월16일까지는 제품을 보내주겠다는 안내문자를 받았지만, 아직도 제품 수령을 못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지연이 이어지자 S사는 “행사 라면 제품을 9월2일부터 순차 발송할 예정”이라며 “현재 순차 발송 중이며 위에 기재된 날짜에 최대한 발송예정”이라고 이달 17일 공지했다.
더불어 “배송지연으로 불편함을 드려서 죄송하다”며 “중복취소와 물류사정으로 인해 배송이 지연되고 있어 일정에 따라 배송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공지를 접한 소비자 박모씨는 “일단 액수가 적어 경찰 신고 등의 법적 조치 자체를 고려하고 있진 않지만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제품을 산 소비자에 대한 기만이라는 생각에 분노가 치민다”며 “한 번 배송지연이 있었던 탓에 이번에도 큰 기대는 안 한다”고 토로했다.
한편 이번 문제와 관련해 전문가들의 의견도 제시됐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이 회사를 보면 사기가 성립되지 않는 정도로만 일을 처리하는 것처럼 보인다”며 “제품을 실제로 받은 사람들이 있기도 해서 배송지연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더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한 행정조치가 필요하다고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에 요청하고 있다”고 뉴스1에 전했다.
이어 “피해가 더 발생하지 않으려면 소비자들이 주문을 중단하고 자신도 주의해서 선택해야 한다”며 “법적 처벌은 힘들 수 있으나 회사가 정말 이 정도의 주문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점검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전자상거래법 15조에 따르면 재화 등의 공급에서 통신판매 업체는 소비자가 청약한 날부터 7일 이내에 공급에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며 “만약 공급이 어렵다면 업체는 그 사유에 대해 소비자한테 알려야 할 의무가 있어 사전 통보나 안내가 없으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태정 법무법인 광야 변호사는 “고객들이 너무 늦지 않게 물건을 순차적으로만 받을 수만 있다면 사기까지 보기는 어렵다”며 “다만 장기간 배송지연이 되거나 물건을 못 받는 고객들이 많아지게 되면 회사의 고의성이 보여 사기가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