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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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갑질 논란 많은데…국립현대미술관 새 학예실장 임명 강행

내정자 현재 징계위 회부 상태
韓채색화전 엉터리 자료 뭇매
국립미술기관 권위 하락 우려

국립현대미술관이 부적절한 운영으로 연일 각종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우리나라 최고 권위를 지닌 국립미술기관의 도덕적, 지적 지위가 하락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는 최근 박모씨 학예실장 내정을 두고 미술관 안팎에서 비판이 제기되는 것과 관련해 “임명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며, 9월 중 정식 임명 예정으로 안다”고 31일 밝혔다.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실장 자리는 국내 최고 권위의 미술 전시를 책임지는 중책이며 기획운영단장을 빼면 관장 다음가는 직책이다. 2020년부터 경력 경쟁 채용(전문임기제 가급) 형태로 전환돼 내부 및 외부 전문가를 포괄해 공모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이 꾸린 심사위원단이 선발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최근 윤범모 관장 리더십이 도마에 오른 상황에서 김준기 전 실장 임기만료 후 후임 찾기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학예실장에 내정된 박씨는 외부에서 채용된 전임과 달리 국립현대미술관 내부 출신이다. 2020년 음주운전 적발로 정직 1개월의 중징계 처분을 받고, 같은 부서 내 부하 직원이 직장 갑질 건으로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해 현재 인사혁신처 중앙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상태여서 적임인지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국립현대미술관은 박씨가 베테랑 학예연구관이었으며 음주운전을 반성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또 직장갑질 문제는 당사자들 의견이 다른 만큼 한쪽이 옳다는 판단을 아직 섣불리 내리기 어렵다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최근 전시회에서도 일반 관람객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미비점을 드러내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역사왜곡 문제로 미술계에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생의 찬미:한국 채색화 특별전’에서는 채색화와 민화를 동일시한 교육자료(사진)를 일반 관람객들을 위해 비치했다.

 

<세계일보 8월5일자 20면 참조>

 

미술관은 당시 “교육자료에서 채색화와 민화를 동일시한 오류가 있었던 점 사과드린다”며 “교육자료는 모두 수거했고,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관람객 혼동을 일으킨 사례는 또 나왔다. ‘이건희컬렉션 특별전: 이중섭’에서는 출판 미술 코너에서 이중섭이 표지화를 그리지 않은 잡지들까지 섞여 배치됐다. 미술관 측은 당시 내지에 이중섭 작품이 들어가 있는 잡지들이라 전시에 나온 것이고, 잡지들 옆에 비치된 태블릿PC에 내지 그림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설명 부족으로 관람객이 오인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이중섭 그림은 내지에 있으며 표지화는 다른 작가들 그림임을 표시하는 캡션을 추가로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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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려왔습니다] "음주운전 중징계·부하 갑질 논란 많은데 국립현대미술관 새 학예실장 임명 강행" 관련

 

본지는 2022년 8월 31일자 “음주운전·갑질 논란 많은데...국립현대미술관 새 학예실장 임명 강행” 제하의 기사에서 국립현대미술관의 최근 박모씨 학예실장 내정을 두고 미술관 안팎에서 비판이 제기돼 도덕적 지위가 하락하고 있다는 취지로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신임 학예실장 측은 “본인은 적법한 공모 경쟁절차를 통해 합격했으며, 채색화전과 이건희 컬렉션에서 불거진 논란 등은 본인과는 무관하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