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강화 조치로 분양시장의 인기가 시들한 와중에 이달 전국적으로 5만가구가 넘는 아파트가 공급될 예정이다. 특히 지방에는 2000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은 물량이 쏟아진다.
1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이달 전국 63개 단지 총 5만4620가구의 아파트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전체 물량의 63%에 해당하는 3만4508가구가 지방에 풀리고, 수도권에는 2만112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다만 부동산 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한 상황이라, 예정된 분양 물량이 실제 공급까지 이어질지는 장담할 수 없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올해 수도권에서 분양한 80개 단지 중 54개 단지가 재분양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10곳 중 7곳이 미달된 셈이다. 서울에서 두 달 만에 나온 분양 단지로 주목을 받았던 구로구 ‘천왕역 모아엘가 트레뷰’도 지난달 30일 1순위 청약에서 모집가구를 채우지 못했을 정도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연말 1만7710가구에서 지난 7월 말에는 3만1284가구로 급증했다. 특히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같은 기간 1509가구에서 4529가구로 3배 불어났다.
이달 서울에서는 SK에코플랜트와 롯데건설이 중랑구 중화동에서 ‘중화 롯데캐슬 SK뷰(중화1구역 재개발)’를 공급한다. 지하 2층∼지상 35층, 8개 동의 1055가구 중 501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포스코건설은 송파구 가락동에서 ‘더샵 송파 루미스타(가락현대 5차 재건축)’의 179가구 중 29가구를 일반 분양할 예정이다.
경기지역에서는 의왕시 내손동 ‘인덕원 자이SK뷰’(2633가구), 평택시 장당동 ‘평택석정공원 화성파크드림’(1296가구), 구리시 인창동 ‘구리역 롯데캐슬 시그니처’(1180가구) 등 1만2450가구가 분양된다. 인천에서는 ‘인천 검단 금강펜테리움’(1049가구), ‘검단신도시 우미린클래스원’(875가구) 등 7483가구가 분양된다.
지방에서는 충남(8183가구)과 경북(7143가구) 지역의 분양 물량이 많은 편이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충남 아산시 온천동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아산 센트럴’을 공급한다. 지하 6층∼지상 최고 49층, 6개 동 규모의 주상복합단지로, 아파트 893가구와 주거형 오피스텔 320실 등 모두 1213가구가 공급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경북 경산시 압량읍 압량리에서 ‘경산 2차 아이파크’의 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지하 2층∼지상 33층의 총 745가구로 조성되며, 대구지하철 2호선 영남대역이 가깝다. GS건설은 포스코건설, SK에코플랜트와 함께 부산 부산진구에서 ‘양정 자이더샵SKVIEW’를 공급한다. 지하 5층∼지상 34층, 3개 단지, 22개 동의 2276가구 규모 대단지로 조성되고, 1162가구가 일반 분양된다. 부산지하철 1호선 양정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고, 3호선 물만골역도 가깝다. DL이앤씨는 경남 김해시 주촌면에서 ‘e편한세상 주촌 더프리미어’를 공급할 계획이다. 지하 2층∼지상 29층, 9개 동의 992가구가 모두 84㎡ 이상 중대형 평형으로 구성됐다.
부동산R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9월 분양 물량은 풍성하지만 절반 이상이 미분양 우려가 있는 지방에서 공급된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며 “침체된 지방 주택시장의 여건을 감안하면 청약 미달 사태도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