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풀 꺾인 인기, 경쟁 심화 등 이중고를 겪는 세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가 2라운드 경쟁에 돌입했다. 광고를 보면 월정액 요금을 깎아주고, 놀이공원과 결합한 서비스를 내놓는 등 대폭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세계최대 OTT업체 넷플릭스는 오는 11월 광고를 보는 조건의 저가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일부 광고업계 인사들은 지난주 넷플릭스, 기술지원 협력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 경영진과 만나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넷플릭스는 11월 1일부터 광고를 포함하는 새로운 요금제가 출시된다는 계획을 밝혔다.
소식통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시청자 1000명당 65달러(약 8만8075원)의 광고료를 제시했다. 이는 다른 스트리밍 플랫폼보다 높은 광고료다. 넷플릭스는 한 업체의 광고가 지나치게 자주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업체당 광고 수주를 연간 2000만달러(271억원)로 제한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광고업계에서는 넷플릭스가 광고료를 다소 높게 책정한 데 대해 놀라면서도 협상을 통해 적정가가 형성될 것이라 보고 있다. 넷플릭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광고 포함 저가요금제 도입 방안 논의가 초기 단계”라며 “현재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는 상태”라고 밝혔다.
지난달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이 요금제 가격은 스탠더드요금제(월 15.49달러, 2만988원)의 절반 수준인 월 7∼9달러(9485∼1만2195원)로 책정될 전망이다. 광고 분량은 스트리밍콘텐츠 1시간당 4분이고, 콘텐츠 시작 전과 중간에 15초와 30초짜리 광고를 넣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알려졌다.
월트디즈니는 자사 OTT 디즈니플러스(+)와 놀이공원 디즈니랜드 등을 묶어 각종 할인과 혜택을 제공하는 회원제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밥 체이팩 디즈니 최고경영자(CEO)가 공들여 추진 중인 서비스로 아마존프라임 같은 구성이 될 전망이다. 가입비와 출시 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디즈니플러스 서비스에 관련 상품 무료배송, 쇼핑몰 할인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는 회원제서비스를 통해 고객 지출 확대를 유인하면서 고객 선호도 정보를 함께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크리스티나 세이크 디즈니 최고 커뮤니케이션 책임자(CCO)는 “기술 발전으로 고객 경험을 개인화·맞춤화할 수 있게 됐다”며 “회원제서비스는 현재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흥미로운 방안 가운데 하나”라고 말했다.
새로운 회원제서비스는 디즈니의 기존 고액 회원제(99.99∼129.99달러, 13만5486∼17만6136원)와 달리 일반 고객 대상이라는 점이 차별화된다. 소식통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 가입자가 콘텐츠와 연관된 상품을 QR코드로 구매하는 방안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고객의 시청 내역, 여행·구매 정보를 확보해 맞춤 상품·서비스 추천에 활용하는 식으로 매출 증대를 꾀한다는 목표다.
OTT 업체들의 이러한 움직임은 시장 포화 및 경쟁 심화, 수익 감소 등에 따른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지난 1분기 넷플릭스는 11년 만에 처음으로 가입자가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후 구독자 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저가형 광고 요금제 도입이 추진됐다. 지난 7월 이 요금제 도입을 위한 기술지원 협력업체로 MS를 선정했고, 이번주 초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냅 경영진 출신 2명을 광고 부문 담당으로 영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