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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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이까지 막는 '개량백신' 나온다는데… 4차접종 딜레마

기존 백신 예방효과 미미 등 이유
변이까지 막는 ‘개량백신’ 대기
당국은 “기저질환자 즉시접종을”
일각선 백신 수급 불안 우려 제기
신규 사망 112명… 넉 달 만에 최다
국산 1호 백신 사전예약 첫날 17명

4분기 오미크론 변이를 겨냥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개량백신 도입이 예고되면서 4차 접종 대상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현재 활용되는 백신은 감염예방 효과가 낮고, 코로나19 6차 유행도 감소세이니만큼 더 기다리는 게 나을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방역 당국은 기저질환이 있다면 바로 접종에 참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8만명대를 기록하며 감소세를 보인 1일 오전 서울 중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진료소가 대기자 없이 한산하다. 연합뉴스

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18세 이상의 4차 접종률은 16.2%다. 50세 이상과 면역저하자 및 기저질환자, 요양병원·시설 종사자 등 4차 접종 대상만 놓고 봐도 전체 대상자의 36.4%만 접종에 참여했다.

 

4차 접종을 당장 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은 감염 예방 효과가 작다는 점을 이유로 든다. 현재 활용되는 백신은 2020년 중국 우한에서 시작해 번진 초기 코로나 바이러스 기반으로 만든 것으로, 오미크론 변이 감염 예방 효과는 2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4차 백신의 목적인 위중증·사망 예방에 대해서도 50대의 경우는 치명률(0.04%)이 평균(0.12%)보다 낮아 접종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2∼3개월 뒤 오미크론 감염예방 효과가 있는 개량백신을 맞는 것이 더 이득이라는 인식이 생기는 것이다.

방역 당국은 현재 4차 접종 대상자라면 위중증·사망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이기에 개량백신을 기다리기보다는 지금 가능한 백신을 맞아야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50세 이상 위중증·사망 비율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날 코로나19 신규 사망자는 112명으로, 지난 4월29일 136명 이후 가장 많다. 위중증 환자는 555명으로 9일째 500명대가 이어지고 있다. 신규 사망자의 97.3%(109명), 위중증 환자의 95.0%(527명)가 50세 이상이다. 특히 50대는 본인이 인지하지 못하는 기저질환을 가진 경우가 있어 코로나19 감염 시 위험이 커진다.

무엇보다 개량백신의 구체적인 도입 물량과 시기가 미정이다. 또 첫 도입이 예상되는 개량백신은 BA.1용이다.

현재 우세종인 BA.4와 BA.5용 백신은 더 불확실하다. BA.4·BA.5 개량백신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사용승인을 받았는데, 이는 임상시험 결과가 아닌 전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한 것이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는 해당 품목에 대해 허가신청도 돼 있지 않다. 임을기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반장은 “화이자 BA.4·5 개량백신도 개발되면 도입될 수 있도록 계약은 체결돼 있다”며 “효과성, 안전성에 대해 식약처, 관련 전문가와 협의를 거쳐서 신속히 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통적인 유전자재조합(합성항원) 방식의 노바백스 백신의 접종연령은 18세 이상에서 12세 이상으로 확대됐다. 오는 5일부터 12∼17세도 노바백스 접종 사전예약과 당일접종을 신청할 수 있다.

역시 유전자재조합 방식인 국산 1호 스카이코비원 백신의 사전예약 첫날인 이날 오후 4시 기준 17명이 예약한 것으로 집계됐다.

식약처는 화이자의 영유아(6개월∼4세)용 코로나19 백신 품목허가 심사에 착수했다. 앞서 허가된 성인용, 5~11세용 백신과 유효성분은 같다. 질병관리청은 식약처의 허가심사 결과와 방역 상황, 백신 도입상황 등을 보고 영유아 백신 접종을 검토할 계획이다.


이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