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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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무형문화재 ‘제주칠머리당영등굿’ 김윤수 보유자 별세

국가무형문화재 ‘제주칠머리당영등굿’ 김윤수 보유자가 병환으로 2일 오후 별세했다. 향년 76세.

 

제주칠머리당영등굿은 제주도에서 벌어지는 여러 당굿 중 하나로 제주시 건입동 칠머리당에서 매년 2월 열리는 민속의례다.

 

당굿은 보통 마을을 보호하는 당신에게 기원하는데 영등굿은 당신이 아닌 영등신이 기원 대상이다.

 

영등신이 들어오는 음력 2월1일 ‘영등환영제’를, 영등신을 떠나보내기 전날인 2월14일에 ‘영등송별제’를 지낸다.

 

고(故) 김윤수 보유자 모습. 문화재청 제공

마을주민 뿐 아니라 제주시내 어부와 해녀들이 참가해 마을의 평안과 생업의 풍요를 기원한다.

 

제주칠머리당영등굿은 우리나라 유일한 해녀 굿이자 영등신에 대한 제주도 특유의 해녀신앙과 민속신앙이 담긴 굿으로,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으로 등재됐다.

 

제주에서 ‘큰 심방(무당)’으로 널리 이름을 알린 고(故) 김정호 씨 증손자인 고인은 16세 때부터 심방인 큰어머니와 함께 다니며 굿을 익힌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은 1987년 제주칠머리당영등굿을 이수한 뒤 이후 전승교육사로 인정받았고, 1995년 제주칠머리당영등굿 보전과 전승 활동 공로를 인정받아 2대 보유자가 됐다.

 

고인은 다양한 문화 행사에 참여하며 전통 굿을 알리는 데도 앞장섰다.

 

그는 2009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기념 굿을 주재했고, 2012년에는 제주돌문화공원 ‘설문대할망제’를 집전했다.

 

최근까지도 세계유산문화축전 등 다양한 문화 행사에 힘을 보탰다.

 

문화재청은 “제주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 회장으로서 정기공연, 전수 교육 등 영등굿의 보전과 지속적 전승을 위해 헌신하셨다”고 기렸다.

 

유족으로는 아내 이용옥 씨와 아들 김병삼·병철 씨, 딸 진희 씨 등이 있다.

 

빈소는 제주 부민장례식장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8일 오전 10시다. 장지는 천왕사 납골당이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