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모아타운, 신속통합기획(신통기) 후보지를 많이 지정해놨는데 현장에서는 개발계획이 늦어지고 있다는 민원이 많습니다. 주택개발을 지원하는 인력이 대폭 확대돼야 합니다.”
류경기 서울 중랑구청장은 7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정부와 서울시의 주택개발 사업에 대한 대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민들 사이에서 주택개발 후보지로 지정해놓고 진도가 안 나가고 있다는 목소리가 많이 나오고 있다”며 “지금까지 민간이 주택개발 사업을 계획하고 출발시켰다면 이제는 공공에서 주택비율과 도로, 층고완화 등 개발계획을 마련해야 하는데 인력과 재원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중랑구에서는 모아타운 5개소,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6개소, 신통기 1개소, 공공 재개발·재건축 3개소, 공공참여 소규모재건축 1개소까지 총 16곳이 주택개발 후보지로 지정됐다. 중랑구는 주택 절반이 저층 주거지이고 20년 이상 노후주택 비중이 80%에 달해 서울 자치구 중 주택개발 후보지가 가장 많은 곳이다. 구는 올해 초 주택개발 전담부서를 신설해 주택환경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류 구청장은 “중랑구 면목동, 중화동, 묵동 일대에는 40∼50년 된 저층 주거지가 많아 도로가 좁고 주차장과 공원 등 공공 인프라가 부족한데 민선8기에는 주민 주거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무엇보다 주거환경을 쾌적하게 개선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 구청장은 구민들에게 교육 구청장이라고 불린다. 중랑구는 2018년부터 올해까지 교육지원경비를 38억원에서 80억원으로 2배 넘게 늘려 서울 자치구 3위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교육지원경비는 방과 후 프로그램, 학교시설 개선 등 공교육환경을 개선하는 데 쓰인다. 류 구청장은 민선8기에서도 교육지원경비를 160억원까지 확대한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학생들의 재능개발과 자기주도학습 등을 돕는 방정환교육지원센터도 제2센터를 준비 중이다.
류 구청장은 “학부모들은 아이가 초등학교, 중학교를 입학할 때마다 중랑구에 계속 살 것인가 고민을 한다”며 “서울 자치구 최고 수준의 공교육환경을 만들어 중랑구에서 학교를 보내도 불이익이 없고 오히려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느낌이 들도록 실질적인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중랑구의 경제 기반을 개선하는 것은 오랜 지역 숙원이다. 그동안 서울의 베드타운 역할을 해온 중랑구는 신내동 ‘첨단산업 클러스터’를 기반으로 기업을 유치하고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류 구청장은 “땅의 여력이 생길 때마다 기업과 상업기능에 배분하고 있다”며 “신내IC 일대와 양원지구는 도시 확장이 이뤄지고 있는 곳으로 이 일대에 첨단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해 1000개 기업, 1만개 일자리를 창출하는 경제도시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옥의 신내동 이전은 지역경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SH 내부에서 현 강남구 사옥을 유지하자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사업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류 구청장은 “SH가 신내동 부지에 50층 건물을 짓고 본사 일부 기능과 주거기능을 넣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하는데, 일대에 20층 규모 아파트가 있는데 주민들이 받아들이겠나”라며 “SH 이전을 위해 학교 부지를 공공시설 부지로 변경한 건데 용도변경 취지에도 합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SH 사옥 이전은 서울 강남북 균형발전정책의 일환으로 이제는 하루라도 빨리 실행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서울시 공무원 출신인 류 구청장은 매주 거리에 나가 새벽청소에 나서는 등 현장행정을 펼치고 있다. 그는 “구청장은 소방, 경찰, 교육처럼 특정 분야를 전담하는 것이 아니라 가게로 치면 백화점, 만물상 같은 행정을 펼쳐야 한다”며 “주민들과 직접 마주하고 소통하는 이장 같은 구청장이 되고 싶다”고 웃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