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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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환율…‘유튜버’는 웃고 ‘항공사’는 운다

달러로 결제하는 기업들은 타격 커
여행·철강·석유화학 업계 등 직격타
달러 대금받는 수출기업·유튜버 등 혜택

연일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달러로 경제활동을 영위하는 개인이나 집단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달러로 수입을 올리는 이들은 원화가치 하락으로 앉아서 돈을 벌게 됐지만, ‘달러’로 재화를 들이는 기업인들은 평가상 손실을 입게됐다. 

 

9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날 원·달러 환율은 1380.8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3.4원 내린 채 마감했다. 5거래일 연속 상승하다가 추석연휴를 앞두고 하락세로 반전했다. 하지만 이틀 연속 환율은 1380원대에서 움직였다. 환율이 이틀연속 1380원대로 간 것은 지난 2009년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13년만이다.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폭증하는 환율 탓에 기업들은 비상에 들어갔다.

 

기업들 중에서는 바로 항공사들이 달러가치 변동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다. 항공기 대여에 따른 리스료, 각국 공항 이용료, 유류비 등 기업 운영에 필요한 다수 요소들을 달러를 통해 결제한다. 항공업계 1위인 대한항공 경우 올해 2분기 순외화부채는 약 35억달러로,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를 시 약 350억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한다. 아시아나항공은 284억원의 외화평가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다만, 항공업계에서는 달러 가치 변동에 대비해 ‘환 헷지’ 상품에 가입해 놓고 있어 달러화 급등에 따른 직접적 변화는 겪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또 원화 고정금리 차입을 최대로 추진하는 동시에 원화와 엔화 등 차입 통화을 다변화하고 있기도 하다. 철강과 석유화학업계와 같이 원자재 수입 후 가공한 뒤 다시 되파는 업체들도 고환율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철광석과 연료탄, 나프타 등의 수입 가격이 오르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수입가격이 오르는 만큼 가격을 올릴 수는 있지만, 다른 국가와의 가격경쟁이 강해지는 상황에서는 한계가 있다. 

 

달러가치 상승으로 혜택을 받는 업종도 있다. 달러로 매출대금을 결제받는 경우다. 대다수 수출기업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반도체를 비롯한 IT업종이나 자동차, 배터리 업체등이 이에 해당한다. 다만, 글로벌 경기가 최근들어 위축되고 있어서 달러 가치 상승에 따른 수출 혜택의 폭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달러로 매출을 받는 개인사업자들도 수혜자다. 대표적인 것이 개인방송을 통해 수익을 올리는 일명 ‘유튜버’들이다. 구글 정책에 따라 유튜버들의 수익은 달러로 지급되며, 각 방송사업자들은 달러 통장을 개설해 수입을 받는다. 이들로서는 앉아서 더 돈을 벌게 된 셈이다. 전세계 한류 사업을 펼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업계 종사자들도 이번 달러 가치 상승으로 이익을 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