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소프트웨어(SW) 구독 서비스가 메르세데스 벤츠, BMW 등 완성차 제조사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같은 현상을 두고 “소비자의 선택권이 강화됐다”는 의견과 “차 값과 별개로 매달 돈을 내야한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11일 한국자동차공학회에 따르면 유승한 한국기술교육대 교수는 학회가 발간하는 ‘오토저널’ 9월호에 ‘자동차 SW 구독의 시대 도래’ 기고문을 게재했다.
차량 SW 구독 서비스는 SW를 하드웨어(HW) 옵션 구매의 형태로 소유하는 게 아니라 특정 기간만 해당 기능을 사용하고 그에 대한 구독료를 지불하는 것이다.
기고문에 따르면 테슬라는 SW 구독제를 운용하는 대표적인 업체이다. 월 199달러(약 27만6000원)을 지불하면 오토파일럿(주행보조기능) 기능을 대폭 확장해 FSD(완전 자율 주행) 기능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벤츠는 최근 연간 489유로(약 67만4000원)를 내면 EQS 차종의 RWS(후륜 조향) 시스템에 대해 조향각을 ±4.5도에서 최대 ±10도까지 확장할 수 있도록 하는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BMW도 엔진 원격시동, 블랙박스 서비스 등을 월 구독 서비스로 제공한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밖에 제너럴모터스(GM)와 볼보도 자율주행 기능을 구독 서비스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차량 SW 구독제가 ‘소비자 선택권의 다양화’, ‘SW 생태계 활성화’ 등을 이끌 수 있다고 내다봤다.
소비자 선택권 다양화 측면에서는 소비자가 월 구독 형태로 미리 사용해 보고 최종 구매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완전 소유 개념 대신 새로운 구매 형태를 마련한다.
SW 생태계 활성화의 경우 과거에는 완성차 업체가 대중성을 확보하지 못해 양산 적용이 힘들었던 많은 기능을 SW 구독 형태로 시장에 출시할 수 있다.
유 교수는 “대부분의 소비자가 사용하던 기본 기능을 구독 서비스로 제공할 경우에는 고객 이탈의 가능성이 있지만, 구독 자체에 대한 소비자들의 저항은 과거보다 많이 낮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차량 SW 구독이 활성화되면 더 많은 SW 참여자가 (시장에) 유입돼 제조사와 SW 공급 회사에 매출 및 수익성 개선 효과를 줄 수 있다”고 밝혔다.
SW 구독이 제조사의 기술발전을 촉진한다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이를 위해 매달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것에 대한 인식은 아직 부족하다.
다만 SW 구독을 통해 신형 자동차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구형 자동차에서도 사용하는 등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점에는 공감대가 형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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