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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법’ 반대 조정훈에 “후손에 죄짓지 마라”…욕설 섞인 비난 메시지 수천통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 ‘김건희 특검법’ 반대 의사 SNS 등에서 밝혀
쏟아진 비난 문자 메시지 수천통…“후손에 죄 짓지 말라”부터 “민생 운운 말라” 등
일부는 조정훈 대표 응원도…“국민 섬김의 지도자로 확인되기를 염원한다”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비례대표)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한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건희 특검법’에 반대하는 이유와 자신의 정치적 소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밀어붙인 ‘김건희 특검법’에 사실상 반대 의사를 드러냈던 조정훈 시대전환 대표(비례대표)에게 거친 항의 문자 메시지 수천통이 쏟아지고 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 대표는 최근 ‘역사가 두렵지 않느냐’며 ‘후손들에게 죄를 짓지 말라’는 내용의 메시지를 받았다. 이는 앞서 조 대표가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 따른 반응으로 해석된다.

 

당시 조 대표는 ‘소중한 추석 밥상을 짜증나게 하는 특검법 추진에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대통령 부인에 대한 특검이 민생에 얼마나 도움이 되겠느냐”며, “특검이 추진된다면 모든 민생 이슈를 잡아먹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정치가 민생을 논하는 민생 정치를 21대 국회 임기 중에 해보고 싶다”며 “민주당도 제1야당, 국회 다수당으로 여당과 정정당당한 정책 경쟁으로 승부하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특히 “한 여인의 남편으로 남의 부인을 정치 공격의 좌표로 찍는 행위가 부끄럽고 좀스럽다”고 민주당을 겨냥했다.

 

민주당 의원 169명 전원이 이름을 올려 김건희 여사를 겨냥해 특별검사 임명 법안을 지난 7일 당론으로 발의한 상황에서, 패스트트랙 의결정족수에 자신이 필요하다는 추측 기사가 이어지자 조 대표가 SNS에서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였다.

 

민주당이 앞세우는 특검법이 통과하려면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거쳐야 하는데, 현재 법사위원장이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라 법안 상정에 협조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관측이 짙다. 특검법을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일부에서 거론되지만, 법사위 재적 위원(18명)의 5분의 3(11명) 이상 찬성이 필요해 민주당(10명) 의원만으로는 패스트트랙 지정을 할 수 없다. 법사위는 민주당 의원 10명과 국민의힘 의원 7명(김도읍 법사위원장 포함) 그리고 조 대표로 구성된다.

 

특검법 패스트트랙 추진의 ‘캐스팅보트’를 쥔 조 대표의 반대 의사에 민주당 지지자 등의 시선은 고울 리 없었다. 조 대표의 휴대전화에는 ‘후손들에게 죄를 짓지 말라’는 메시지 외에 ▲민생 운운하며 김건희 특검을 반대하지 말라 ▲조정훈 의원의 입장을 이해할 수 없다 등 메시지가 쏟아졌고, 거친 욕설 섞인 메시지까지 모두 합하면 그 수만 수천통에 이른다고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의원실에도 비난 전화가 쇄도해 직원들이 업무에도 적잖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조 대표를 응원하는 지지자들의 메시지도 일부 있다고 한다. 한 지지자는 조 대표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한 시대를 새로 여는 국민 섬김의 지도자로 확인되기를 염원한다”고 말했는데, 민생 우선을 내건 조 대표의 소신을 응원하는 의미로 풀이된다.

 

문재인 정부에서 법무부 장관을 지내고 현재 윤석열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장을 맡은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최근 KBS 라디오에서 조 대표를 겨냥해 “국회에 어떻게 들어오게 됐는지를 한번 돌아봤으면 좋겠다”고 말했었다. 박 의원은 “법사위가 열리면 조석으로 같이 만나는 사이”라며 “그렇게 단연코 말씀하시는 게 앞으로 의정활동에 도움이 될는지(생각해봐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이었던 더불어시민당 소속으로 비례대표에 당선된 조 대표에게 민주당이 ‘정치적 고향’인 점을 끄집어내는 의도로 보인다.

 

조 대표는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한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특검법 반대로 민주당을 등지는 부담이 있지 않겠냐는 일부 시각에 “제 방 벽에 붙여놓은 윤동주 시인의 ‘서시’ 한 구절처럼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울 것 없는’ 발언과 결정을 할 뿐”이라며, “제 판단 기준은 중도·합리다. 양쪽 극단에서 크게 목소리 내는 분들이 아니라 지금 당장은 말하지 않지만 중간에서 모든 걸 다 보고 계신 국민들을 위한 정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