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53·사법연수원 27기) 신임 검찰총장이 16일 윤석열정부 첫 검찰 수장 자리에 올랐다. 이 총장은 취임 일성으로 소신인 검찰이란 업의 본질, ‘국민을 섬기며 고르게 일하는 검찰’을 강조하며 “‘해야 할 일’을 하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은 경계하고 삼갈 것”을 강조했다. 이 총장은 “수년간 검찰 구성원의 자긍심과 명예가 흔들렸다”면서도 “주어진 환경과 조건을 탓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고도 했다.
이 총장은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한 뒤 오후 3시 서초구 대검찰청 청사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올해 5월6일 전임 김오수 총장의 사표가 수리된 지 133일 만에 총장 공석 사태가 해소됐다.
이 총장은 취임사에서 “국민의 기본권 보호를 통해 공동체를 유지·발전시키는 것이야말로 검찰의 존재 이유이며 검찰이란 업의 본질”이라며 “보이스피싱과 전세·펀드 사기 등 민생 침해 범죄, 디지털 성범죄를 비롯한 성폭력, 스토킹, 가정폭력 같은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강력범죄에 더욱 엄정하게 대응하고, 금융·증권범죄와 구조적 비리에 수사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여러 해 동안 검찰 제도에 대한 끊임없는 논란과 함께, 검찰의 잣대가 굽었다 펴졌다를 거듭했고 검찰 구성원의 자긍심과 명예가 흔들렸다”면서 “그 과정에서 정작 범죄와 부패에 대한 대응은 소홀하게 되고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가는 악순환에 빠져 있으며, 여러 형사사법기관과의 관계도 제자리를 찾도록 재정립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 총장은 “눈에 보이는 제도나 권한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국민에게 헌신하겠다는 우리의 뜻과 의지”라며 “해야 할 일을 성심을 다해 반듯하게 해내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은 경계하고 삼가는 자세를 항상 마음에 새겨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총장은 또 “검찰총장으로서 정의와 공정에 대한 검찰 구성원들의 뜻이 실현될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자 바람막이가 되겠다”며 “경험 많은 구성원들이 솔선수범해 ‘고르게 일하는 검찰’을 만들어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 ‘국민을 섬기는 검찰’을 만들어 나가자”고 덧붙였다.
이 총장 앞에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서해 공무원 피격, 탈북 어민 강제 북송 등 주요 수사를 지휘하고, 지난 10일 시행에 들어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게 대표적이다.
이 총장은 조만간 소폭의 검찰 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대검 차장검사, 서울고검장, 대구고검장, 법무연수원장 등 공석인 고위 간부 자리를 채워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