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일본 열도를 따라 북상하던 제14호 태풍 ‘난마돌’의 영향으로 부산과 울산, 경남북 지역에 피해가 속출했다. 경북 포항 등 영남권 해안지방은 이달 초 제13호 태풍 ‘힌남노’에 이어 연거푸 태풍에 노출됐다. 다행히 난마돌은 이날 오전 10시쯤 부산 남동쪽 200㎞ 지점을 지나며 우리나라에서 멀어졌다.
1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으로 부산과 울산, 경남, 경북 등 4개 시·도에서 664세대 831명이 긴급 대피했다. 이들을 위한 임시주거시설은 70곳에 설치돼 476세대 587명이 수용됐다. 부산과 울산 지역 943세대 등 1356세대가 정전피해를 입었으나, 이날 오전 9시 전후 모두 복구됐다. 바다와 하늘길도 막혔다. 경남 통영과 삼천포, 전남 완도와 여수 등 79개 항로 101척의 여객선이 통제됐고, 김포공항과 김해공항, 울산공항 등 항공기들이 무더기 결항됐다.
국립공원은 한려해상공원(43곳)과 경주(39곳), 태백산(28곳), 주왕산(14곳) 등 8개 공원 155곳의 출입이 통제됐고, 열차는 총 34회 운행이 중단됐거나 단축운행 중이다. 부산과 경남지역 10개 도로와 47곳의 지하차도와 둔치주차장도 출입이 통제됐다.
부산지역은 이번 태풍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103세대 155명의 주민이 긴급 대피했다. 부산지역 모든 초·중·고교와 유치원이 이날 하루 원격수업을 실시하고, 부산지역 1561개 어린이집이 휴원했다. 부산항 운영이 전면 중단되고, 13호 태풍 힌남노 북상 당시 침수피해를 당한 서구 송도 해안지역과 해운대구 마린시티 등 월파 위험지역 출입이 통제됐다.
울산에서도 강풍에 가로수와 교통신호기가 쓰러지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태풍으로 급식재료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울산지역 유치원과 초·중·고교, 특수학교가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통행금지가 해제된 뒤 울산대교를 달리던 물류수송 화물트럭 옆쪽 뚜껑이 열리는 일도 발생했고, 정전 사고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2시17분쯤 울산 북구 명촌동 53가구가 정전됐다가 3시간여 만에 복구됐다. 울산을 잇는 하늘길도 전면 중단됐다. 울산과 김포를 오가는 항공기 4편이 결항됐고, 태화강역과 포항·동대구를 오가는 열차는 오후 2시까지 운행이 중단됐다.
경남 지역에서도 피해가 잇따랐다. 김해에서는 강풍에 가로수와 교통 표지판이 쓰러지고, 가게 유리창이 부서졌다. 거제에서는 골프장 철탑이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넘어지기도 했다. 전날 창원시 마산합포구에서는 하수관이 역류해 소방당국이 긴급 배수 작업을 벌였고, 진주에서는 가로수가 쓰러져 길을 막기도 했다.
힌남노 내습으로 막대한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입은 포항에서는 피해 복구가 채 마무리되지 못한 가운데, 연거푸 태풍이 강타하면서 우려가 컸으나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다. 경주와 포항, 울진 등에서 간판이 떨어지거나 가로수가 쓰러지고, 지붕이 흔들린다는 등의 신고가 들어왔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