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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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백신 부작용 책임져라"…소송당하는 교장들 '난감'

교원배상책임보험 보상 여부 미지수…인천교육청 "협의 중"

인천 모 고등학교 A(60) 교장은 지난 6월 갑작스럽게 민사 소송의 피고가 됐다는 사실을 알고는 당혹스러웠다.

이전 근무지 중학교에서 한 학생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이후 심각한 부작용 피해를 겪었다며, 학생 가족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소송을 낸 학부모는 교장이 가정통신문을 통해 백신 접종을 사실상 강제하고 부작용과 관련한 설명 고지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A 교장은 2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시 전국의 학교가 정부 방역지침을 충실히 따라 있는 그대로 통신문에 안내했다"며 "그런데도 교육부는 민사 소송이라는 이유로 교장들을 지원하기 어렵다며 발뺌하고 있다"고 난감해했다.

A 교장의 경우처럼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을 겪은 학생들의 가족이 학교장 등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잇달아 제기하고 있어, 교직원에 대한 법적 지원이 가능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때문에 소송을 당한 교장은 모두 6명이다.

인천시교육청은 관내 학교 교장 2명을 위한 법률 지원을 검토하고 있지만,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시교육청은 현재 교원배상책임보험을 통해 이들의 변호사 선임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시교육청이 올해 7천590만원을 지불하고 갱신한 교원배상책임보험 약관에는 '교장의 관리·감독 업무 수행 중 제삼자로부터 발생하는 법률상 배상 책임'도 보상 대상에 포함하도록 했다.

그러나 학교안전공제회는 백신 관련 사안은 현행법상 공제회의 보상 범주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자문 결과를 시교육청에 통보했다.

보험사 역시 학교장이 학교안전공제회에 소송 비용을 청구해 지급받으면 이후 나머지 비용만 지원하겠다며 시교육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사와 학교안전공제회의 보상 여부가 확정되지 않을 경우 교장들은 아무런 지원 없이 법정에 나서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A 교장은 "개인의 잘못이라면 당연히 소송 비용을 모두 부담해야 하지만 이번 건은 학교와 교장의 책임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사비로 우선 변호사를 선임한 교장도 있다고 들었는데 교육 당국의 빠른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안전공제회에서는 교육 활동 중 발생한 안전사고만 보장하고 있다는 입장"이라며 "최대한 피소된 교원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향으로 보험사와 계속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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