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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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지방 가뭄·태풍 피해 딛고 가을축제로 활력 되찾는다

영호남·제주 등 실외 마스크 폐지와 함께 다양한 행사

제주 관광객 1000만 돌파로 생기
경북, 보현산별빛축제로 테이프
전남 정원페스티벌 힐링에 제격
울산동구 ‘실외 방탈출게임’ 눈길
부산은 세계지질공원 인증 도전

올해 가뭄과 태풍 등 자연재해가 심했던 남부 지방이 가을 축제 시즌이 도래하면서 생기를 되찾고 있다. 실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의무가 완전히 사라진 26일 지방자치단체들에 따르면 관광 활성화가 이뤄지면서 자연재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위축된 환경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제주도관광협회는 지역 관광산업이 빠른 회복세를 통해 올해 제주 방문 누적 관광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기준 올해 제주를 찾은 누적 내·외국인 관광객은 1000만4000여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815만4000여명)보다 22.7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1000만명을 넘은 시점(11월8일)보다는 훨씬 빨랐다.

내국인 관광객으로 범위를 좁혀도 지난 20일 1000만명을 돌파했다. 내국인 관광객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2019년 1000만명 돌파 시기(10월1일)보다 나흘이나 빠른 것으로, 거리두기 해제 이후 친구와 연인, 가족 단위 개별관광객에다 각종 모임과 기관, 학교 등 단체여행객까지 대거 몰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내국인 관광객 증가세는 10월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 달 개천절과 한글날 연휴가 일주일 간격으로 있는 데다, 가을을 맞아 단풍놀이 행락객과 수학여행 수요까지 더해지는 덕분이다.

다른 지자체들도 재난 복구 작업과 함께 관광객 맞이 준비를 마쳤다. 경북도는 다음 달 1일부터 사흘간 영천 보현산별빛축제를 시작으로 가을 축제의 문을 연다. ‘여기는 별세권 영천입니다’를 주제로 천문과 우주, 과학 프로그램이 가을 밤하늘을 수놓을 전망이다. 7∼9일엔 의성슈퍼마늘축제가 열린다. 마늘 요리경연대회와 의성마늘 3종 경기, 마늘 주제관, 예술 공연 등 마늘을 테마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관광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전국 유일의 씨 없는 감을 주제로 한 청도반시축제는 다음 달 14일 개막 행사를 시작으로 3일간 펼쳐진다. 감물 염색 체험과 청도 반시 따기 체험, 감식초 족욕, 반시 길게 깎기, 감잎 다도 체험 등을 즐길 수 있다. 경북참웰니스페스티벌은 ‘잠시 알림을 꺼두셔도 좋습니다’를 주제로 7일부터 나흘간 영주선비세상에서 만날 수 있다. 이 밖에 상주 소울푸드페스티벌(10월 1∼3일)과 문경사과축제(10월 15∼30일), 성주 가야산황금들녘메뚜기축제(10월 15∼16일), 영주사과축제(10월29일∼11월6일), 칠곡 낙동강세계평화문화대축전(10월 28∼30일) 등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전남에서는 도심 속에서 정원을 즐길 수 있는 제2회 전남 정원페스티벌이 오는 30일부터 나흘간 전남 남악 중앙공원에서 펼쳐진다. ‘무안 판타지’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코로나19로 지친 주민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도심에서 동화 속 정원을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됐다.

작가정원 2곳과 시민정원 25곳, 학생정원 12곳, 상가정원 20곳 등 총 59곳의 크고 작은 정원이 남악 중앙공원과 중심 상가 일대에 조성될 예정이다.

울산에서는 동구 슬도와 방어진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며 미션을 수행하는 ‘실외형 방탈출게임’이 열려 눈길을 끈다. 울산 동구는 11월30일까지 ‘2022 낭만동행 슬도바다길 투어’ 프로그램 중 하나인 ‘슬도 미스터리 사운드’ 참가자를 모집한다. 슬도 미스터리 사운드는 미션 수행형 관광 프로그램으로, 참가자가 13개의 미션을 수행하면서 대왕암공원과 슬도, 방어진어시장, 방어진마을 등을 걸어보는 내용으로 짜여 있다. 각각의 미션을 완료하면 다음 장소를 알려주는 스테이지 완료 형식이다. 미션을 완료한 선착순 300명에게는 인증서를 준다.

이 프로그램은 최근 한정된 공간에서 일정한 시간 동안 주어진 단서를 발견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추리해 밀실을 탈출하는 ‘방탈출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는 점에 착안해 만들어졌다.

부산에서는 11월5일 광안리해수욕장 일원에서 불꽃축제가 가을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를 놓고, 지역 20개 명소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에 도전한다. 부산시에 따르면 26일부터 30일까지 낙동강하구와 금정산 등 12곳의 국가지질공원을 비롯한 지역 명소 20곳에 대해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위한 현지 실사가 진행된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은 세계자연유산·생물권보전지역과 함께 유네스코에서 지정하는 3대 보호제도 중 하나로, 지형·지질 유산 및 생태·역사·문화적 가치를 지닌 지역의 보전과 연구·교육 등에 활용하기 위해 추진된다. 현재 전 세계 46개 나라에서 177개 공원이 운영 중이다.

부산은 낙동강하구와 금정산, 오륙도, 몰운대, 태종대, 두송반도, 두도, 송도반도, 이기대, 장산, 백양산, 구상반려암 등 1강·3산·7대 권역에서 12곳의 명소가 이미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 받았다.

이번에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도전하는 명소는 12개 국가지질공원과 눌차도·다대포 해변·암남공원·조도·해운대·송정 슈도타킬라이트·용궁사·오랑대 등 8곳이다.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이사회는 현지 실사를 통해 이들 20곳의 지질학적 가치와 관리 현황 등을 직접 확인·조사한다. 5일간 진행되는 현지 실사 일정 동안 심사위원들은 부산 지역 지질 명소에 대한 학술적 평가를 진행한다.

또 지오파트너(협력 업체)와 지오빌리지(지질공원 특화 마을) 및 유관 기관 등을 찾아 지역경제와 문화유산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과 향후 인류유산의 관리능력 및 가능성 등 전반적인 내용을 평가한다. 유네스코 현지 실사가 끝나면 12월 개최되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이사회 심사를 거쳐 내년 4월 유네스코 집행이사회에서 인증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부산=오성택 기자, 전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