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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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국민 ‘바이든·말리면’ 구별 청력 테스트 이미 끝내. 외교 참사 적반하장”

“무속, 무능, 굴욕, 막말, 거짓말로 점철된 외교...국민 자존심은 심각한 타격”
윤석열 대통령(가운데)이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에서 두번째)과 대화하고 있다. 뉴욕=뉴시스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27일 “국민은 바이든인지, 말리면인지를 구별하는 청력테스트를 이미 끝냈다”며 ‘사적발언 논란’과 관련한 윤석열 대통령의 주장을 비판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진행된 원내대책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외교 참사 처리방식이 적반하장이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무속, 무능, 굴욕, 막말, 거짓말로 점철된 외교로 인해 국격과 국익 그리고 국민의 자존심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라며 “윤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는 어쩌면 당연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자신의 막말과 외교 실패에 대한 반성과 사과는 한마디 없고, 언론의 왜곡보도와 야당 탓으로 떠넘겼다. 참으로 후안무치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국민들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별장 성접대 사건 당시 전 국민 시력 테스트를 했다”면서 “모두가 사진의 주인공을 김 전 차관으로 봤지만 오직 검찰만 이를 구별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검찰은 21대 총선을 앞두고 현 국민의힘 측에 당시 여권 인사를 고발해달라고 한 사건이 있다. 이른바 고발사주 사건”이라며 “그런데 국민의힘은 사과는커녕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공익제보자에게 제보사주라는 프레임을 씌운 바 있다”고 언급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이번에도 거짓 프레임을 씌워 사건의 본질을 흐리려고 할 태세다”면서 “국민을 속이는 정치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국민은 바이든인지, 말리면인지를 구별하는 청력테스트를 이미 끝냈다. 윤 대통령은 이제라도 진지하게 국민에게 사과하고, 책임자인 외교부 장관 등을 경질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대통령실은 논란이 되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사적발언 논란에 담긴 단어를 100% 확정할 수는 없지만, 전문가들의 자문과 당시 정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바이든은 아닌 게 분명하다”고 거듭 밝혔다. ‘이XX들’ 비속어 사용 여부에 관한 질문에는 “본질적인 게 아니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이 “검증되기 전”에 보도된 점도 문제라고 봤다.

 

이재명 대통령실 부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뉴욕에서 했던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같이 밝혔다.

 

논란이 된 건 지난 21일 윤 대통령이‘글로벌 펀드 제7차 재정공약 회의’ 참석을 계기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48초 환담을 하고 내려와 참모진과 이동하면서 했던 발언이다.

 

언론에서는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이 쪽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보도됐는데, 최초 보도가 있고 약 13시간 뒤 김은혜 홍보수석이 뉴욕 현지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열어 윤 대통령은 ‘바이든이 쪽팔려서’가 아니라 ‘날리면 쪽팔려서’라고 말했다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도 지난 26일 순방 귀국 후 첫 출근길 약식회견에서 “사실과 다른 보도로 동맹을 훼손하는 건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라며 ‘바이든’을 언급한 적이 없음을 거듭 밝혔다. 나아가 진상규명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