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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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서울대 로스쿨 65%가 고소득층… 전체 로스쿨 평균의 1.5배

소득구간별 재학생 현황 분석

3명 중 2명 고소득층… 전국서 최고
25곳 평균 45.5%보다 20%P 높아
‘취약층 기회 확대’ 설립 취지 무색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재학생 3명 중 2명이 가구 연 소득 1억2000만원 이상인 고소득층으로 확인됐다. 전국 로스쿨 중 서울대의 고소득층 재학생 비율이 가장 높아 국립대로서의 사회적 책무를 등한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교육부에서 받은 ‘로스쿨 소득구간별 재학생 현황’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서울대 로스쿨의 국가장학금 신청자 중 고소득층(소득분위 9·10구간·월 소득 1024만원 이상) 비율은 65.1%(278명 중 181명)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로스쿨 25곳 중 가장 높은 수치로, 로스쿨 평균(45.5%)보다 20%포인트나 많다. 월 소득이 1536만원을 넘는 초고소득층(10구간) 재학생 비율도 53.2%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서울대 로스쿨 재학생 2명 중 1명은 소득 상위 10% 계층이란 의미다.

서울대학교 정문 전경. 연합뉴스

로스쿨의 고소득층 재학생 비율이 높아 ‘취약계층의 기회를 확대한다’는 설립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오자 교육부는 매년 저소득층 재학생에게 40억∼60억원의 국고를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체 로스쿨 재학생 중 고소득층 비율은 2020년 46.1%에서 올해 45.5%로 소폭 줄고 저소득층(소득분위 3구간 이하) 비율은 26.9%에서 28%로 늘었다.

그러나 서울대의 경우 오히려 같은 기간 고소득층 비율은 4.8%포인트 늘고(60.3%→65.1%), 저소득층 비율은 3.9%포인트 감소(19%→15.1%)했다.

안 의원은 “서울대가 세계 일류 대학이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고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며 “저소득층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들에게 교육 기회와 지원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위 ‘SKY’대라 불리는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로스쿨의 고소득층 재학생 비율은 3년 연속 50%대를 기록했다. 올해 고려대와 연세대 로스쿨의 저소득층 재학생 비율은 각각 24.6%, 25.2%로 전년보다 5.6%포인트, 2.7%포인트 높았지만 전체 로스쿨 평균(28%)보다는 낮았다.

이밖에 수도권 대학 로스쿨의 고소득층 재학생 비율은 53.1%, 비수도권 대학은 35.3%로 지역별 격차도 컸다. 고소득층 재학생 비율이 높은 곳은 서울대에 이어 △아주대(62.5%) △이화여대(61.6%) △중앙대(60.2%) △한양대(57.4%) 등이 꼽혔다. △충북대 23.1% △원광대 26% △전남대 31% △부산대 33.8% 등은 상대적으로 비율이 낮았다.

안 의원은 “로스쿨이 부와 사회적 지위 대물림의 전유물이 돼선 안 된다”며 ”저소득층에 대한 로스쿨 문턱을 낮추고 장학금 지원을 늘려 사회적·경제적 지위와 상관없이 법조인이 되고 싶은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유나 기자 y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