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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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발로 차고 재판 미뤄달라… 반성 안 하는 흉악범들

스토킹 살인 전주환 “선고 기일 늦춰달라” 요청
유족 측 “자기중심적 사고… 반성 안 해” 비판

여성 2명 살해한 강윤성, 구속심사 출석 중
취재진 마이크 차며 “더 많이 못 죽인 게 한”

‘신당역 스토킹 살인범’ 전주환(31)은 반성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달 29일 피해자를 스토킹하고 불법 촬영을 한 혐의로 1심 재판부에서 징역 9년을 선고받았다. 3년 넘게 스토킹을 이어오던 그는 피해자를 끝내 살해했는데, 스토킹 혐의 등 별개 사건에 대한 재판이었다. 당시 법원의 판결만큼 전주환의 반성 없는 태도는 많은 주목을 받았다.

 

전주환은 1심 선고 날 서울서부지법 304호 법정에서 재판 도중 판사의 말을 끊었다. 그는 손을 들며 “선고 기일을 늦춰달라”며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전주환은 “국민의 시선과 언론의 보도가 집중된 게 시간이 지나가면 누그러지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중앙지검에 사건 하나(피해자 보복살인 사건)가 걸려 있으니 그 사건과 병합해달라”고 덧붙였다.

 

이에 유족과 변호인 등 피해자 측은 격분했다. 피해자 측 변호사는 “자기중심적 사고를 하며 진정으로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전주환의 태도는 재판부도 물론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날 스토킹 혐의 등에 징역 9년이라는 중형에 가까운 선고를 내렸다.

 

전주환의 최종 형량은 보복살인 혐의 사건의 재판까지 고려하면 이보다 훨씬 더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가법상 보복살인은 사형, 무기징역 혹은 최소 10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한다. 스토킹하던 여성을 흉기로 살해한 김병찬도 최근 항소심에서 징역 40년을 선고받기도 했다.

 

1심 선고 법정에서 사죄하는 모습도 보이지 않은 전주환은 이 사건 첫 번째 공판 기일에서도 지각하는 등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수차례 반성문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저 감형을 노린 변명일 뿐이었다.

 

흉악범 전주환처럼 그간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며 공분을 자아낸 범죄자들이 적지 않다. 지난해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여성 2명을 살해한 강윤성도 그랬다. 그는 구속 심사를 앞두고 현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에게 욕설을 내뱉고, 마이크를 향해 발길질했다. 피해자에 대한 망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당시 “치워, 이 XX야”라며 “더 많이, 내가 더 많이 죽이지 못한 게 한이 된다”고 말했다. 강윤성은 이후 공판이 이어지면서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고 울먹이는 등 태도를 바꿨지만, ‘악어의 눈물’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디지털 성 착취 ‘박사방’ 사건의 주범 조주빈도 모순적인 모습을 보이며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100통이 넘는 반성문을 써냈지만, 징역 42년이 선고된 후 일명 온라인에 ‘옥중 블로그’ 게시글을 통해 사법부를 비판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