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 미만 아동을 상대로 한 성범죄자 중 절반가량이 집행유예를 받아 실형을 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이 아동 상대 성범죄에 여전히 관대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이 대법원에서 제출받은 양형 자료에 따르면 2016∼2020년 13세 미만 아동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러 유죄 판결받은 1967명 중 989명(50.3%)이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유죄 피고인 중 절반이 넘는 이들이 실형을 면한 것이다. 같은 기간 장애인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러 유죄 판결받은 1276명 중에는 536명(42.0%)이 형 집행을 유예받았다.
13세 미만 아동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러 유죄 판결받은 1967명의 평균 형량은 44.67개월로 조사돼 4년 미만에 그쳤다. 장애인 대상 성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이들은 평균 징역 38.86개월을 선고받았다.
한국의 성범죄 법정형은 국제 기준과 비교해 가볍지 않은 편이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법원이 가해자를 선처하는 일이 잦아 실형 비율이 낮은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법원은 아동학대 범죄에도 관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대법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17년∼2021년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아동학대처벌법) 위반’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1심에서 자유형을 선고받은 아동학대범 565명 중 381명(67.4%)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형사 공판 사건 전체의 집행유예 선고 비율(57%)보다 10%포인트 높은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아동학대처벌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검거된 건수는 훌쩍 늘었다. 권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2017년∼2021년 아동학대 유형별 검거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처벌법 위반 혐의로 검거된 건수는 1만1572건에 달한다. 2017년 3320건에 비해 3.49배 늘었다. 같은 기간 경찰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한 사건도 2017년 1631건에서 지난해 3743건으로 증가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학대로 판단된 사례 3만7605건 중 14.7%(5517건)가 ‘재학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또한 2019년 11.4%(3431건), 2020년 11.9%(3671건)에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이와 관련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지난 3월 아동학대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내용의 수정 양형기준을 최종 의결했다. 생후 16개월 입양아가 양부모 학대로 사망한 ‘정인이 사건’ 이후에도 아동학대범죄가 끊이지 않자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사회적 목소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 6월부터 아동학대치사죄의 법정형 상한선은 징역 22년6개월로 높아졌다. 아동학대살해죄의 경우 징역 20년 이상 또는 무기징역 이상까지 선고할 수 있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