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8일 초속 10.1㎞로 달로 출발한 다누리호는 9월30일 현재 지구로부터 156만㎞ 떨어진 곳에서 초속 0.1㎞로 비행하고 있다. 달 도착 예정일은 12월17일이다. 아폴로 11호는 4일 6시간 만에 달로 갔지만 다누리호는 태양과 지구의 중력을 이용해 달로 가기 때문에 시간은 많이 걸린다. 달이 지구를 돌고 있어 지구에서 달로 탐사선을 보내기는 비교적 쉽다. 그러나 화성은 지구와 같이 서로 태양을 돌고 있어 탐사선을 보내기가 쉽지 않다. 지구에서 화성에 탐사선을 보낼 때는 호만(Hohmann) 궤도를 이용한다. 호만 궤도는 지구가 태양을 돌며 만드는 지구 공전궤도와 화성이 태양을 돌며 만드는 화성 공전궤도 사이에 만들어지는 타원 궤도이다. 즉, 호만 타원 궤도의 근지점은 지구 공전궤도이고 원지점은 화성 공전궤도가 된다. 지구에서 화성으로 발사되는 탐사선들은 모두 호만 궤도를 따라가는데 비행시간은 보통 260일 정도 걸린다. 문제는 아무 때나 출발할 수 없다는 것이다. 호만 궤도의 근지점에 지구가 있고 원지점에 화성이 있을 때 출발해야 한다. 지구, 태양, 화성이 직선으로 있을 때인데 이것을 회합주기라고 한다. 지구와 화성의 회합주기는 775일이다. 2년 45일 만에 한 번씩 만들어진다.
지금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개발하는 대형 우주발사체 겸 우주선 ‘스타십’을 이용해 화성에 사람을 보낼 것이라 한다. 스타십으로 화성을 여행한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우선 가는 데 260일 정도 걸린다. 다시 호만 궤도를 이용해 지구로 돌아오기 위해 화성에서 445일을 기다려야 한다. 빨리 돌아오려면 화성에서 90일 정도 머문 후 금성을 통과해 지구로 돌아오는 경우 268일 정도 걸린다.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려 현재로서는 화성 여행이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화성은 인류가 갈 수 있는 태양계의 유일한 행성이다. 여름철 최고기온은 영하 5도이고 겨울철에는 영하 87도까지 내려가지만 우주복을 입고 우주기지에서는 생활할 수 있을 정도이다. 대기도 약간 있어 작은 무인탐사선이 착륙할 때 낙하산을 이용하기도 한다. 인류가 오랫동안 생활하기에는 달보다 편리할 수 있다. 이런 이유로 화성 탐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 같다.
지금까지 달 탐사 프로그램을 통해 달의 토양과 암석 표본을 지구로 갖고 온 것은 모두 393㎏이다. 그러나 아직 화성의 토양 샘플을 지구로 가지고 온 것은 없다. 현재 미 나사(NASA·항공우주국)와 유럽우주국(ESA)이 공동으로 화성 토양을 지구로 가지고 오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9조7900억원을 들여 화성 토양 샘플 500g을 지구로 갖고 오는 계획인데 2019년 시작됐다. 우선 무게 1t의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 화성 탐사 로버를 2020년 7월 발사해 2021년 2월 화성의 ‘예제로’(Jezero) 크레이터에 성공적으로 착륙시켰다. 퍼서비어런스는 무게 1.8㎏, 날개 길이 1.2m의 드론 ‘인저뉴어티’(Ingenuity)를 싣고 갔다. 퍼서비어런스가 이동해 탐사할 곳을 위에서 찾아내고 목표지를 잘 찾아가도록 안내하기 위해서다. 인저뉴어티는 2021년 4월19일 화성에서 처음 비행에 성공했다. 그동안 화성을 탐사하던 퍼서비어런스는 7월 유기물이 포함된 시료 4개를 확보했다. 현재까지 모두 12개의 시료를 채취했다. 티타늄 샘플 튜브 하나에 20g의 화성 흙과 암석 시료를 넣고 있다.
다음 단계는 ESA에서 개발한 샘플 회수 로버를 2028년 화성에 착륙시키고 퍼서비어런스가 만들어 놓은 화성 토양 샘플을 회수해 착륙선 근처로 이동한 뒤 화성 이륙용 로켓에 싣고 화성 궤도로 발사하는 것이다. 그리고 300㎞ 높이에서 화성을 도는 화성 샘플 귀환선과 도킹한 후 샘플을 옮기고 지구로 귀환한다. 지금까지 화성에 로버를 성공적으로 착륙시킨 나라는 미국과 중국뿐이다. ESA의 로버도 화성에 착륙하는 등 모든 계획이 성공적으로 진행되어 지구로 가져온 화성 토양 시료에서 생명체가 있었던 근거라도 찾아낸다면 유사 이래 가장 획기적인 발견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