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경기에서는 지난 경기에서 보여드리지 못했던 타격을 앞세워 1라운드에 끝낼 계획입니다.”
국내 종합격투기(MMA) 페더급(-66㎏)에서 떠오르는 신예 이정영(27)이 4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당찬 각오를 밝혔다. 이정영은 오는 23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로드 투 UFC 페더급 토너먼트 준결승에서 뤼 카이(중국·28)를 상대한다.
2014년 2월 로드FC를 통해 프로 격투기 무대에 데뷔한 이정영은 MMA 전적 8승1패를 기록하고 있는 강자다. 1패는 2017년 6월 김세영에게 당한 만장일치 판정패가 유일하다. 이정영은 9개월 뒤인 2018년 3월 자신에게 첫 패를 안긴 김세영을 상대로 1라운드 3분30초만에 KO 시키며 복수에 성공했다.
이정영이 상대할 뤼 카이는 종합격투기 8승3패를 기록한 선수로 승리 가운데 판정이 없을 정도로 화끈한 경기력을 자랑한다.
이정영은 뤼 카이에 대해 “유도를 베이스로 하는 파이터”라며 “유도 기술을 보면 특별하게 생각되는 부분이 없고 타격도 투박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경기에서 타격을 못 보여줬으니 이번엔 스탠딩에서 경기를 풀어가겠다”며 “물론 1라운드에 끝낼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로드FC 페더급 챔피언이었던 이정영은 2019년 9월 박해진을 상대로 치른 방어전에서 1라운드 10초만에 KO승을 거뒀다. 그 이후 이정영은 2년9개월 공백 끝에 로드 투 UFC에서 시에 빈(중국·24)을 상대로 복귀전을 치렀다. 경기를 앞둔 이정영은 “1라운드 안에 끝내겠다”고 공언했고 이정영은 실제 경기 시작 36초만에 암바로 승리를 따내며 약속을 지켰다.
이정영은 시에 빈과 경기 전 페이스오프에서 이마를 먼저 가져다 댈 정도로 공격적인 모습이었다. 이정영은 “파이터는 경기에서 맞붙기 전 기세가 경기까지 작용한다”며 “물론 상대 파이터를 존중하지만 기 싸움을 피하지 않고 불타오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정영은 경기 전 서 있지 않고 코너 맥그리거나 앤더슨 실바처럼 낮은 자세로 공이 울리길 기다린다. 마치 호랑이가 먹이를 사냥하기 전 노려보는 모습이다. 이정영은 이에 대해 “앉아 있으니까 집중이 잘되는 느낌”이라고 소개했다.
이정영 목표는 UFC 진출이고 마지막 꿈은 챔피언이다. 그는 “특별히 원하는 상대가 없다. 누구와도 싸울 수 있다”며 “어차피 챔피언이 되기 위해서는 모두 다 이겨야 하기 때문에 앞으로 차근차근 밟고 올라라고 싶다”고 말했다.
수려한 입담은 물론 화끈한 경기력까지 갖춘 이정영은 정찬성과 최두호를 이을 차세대 페더급 스타로 꼽힌다. 이제 이정영에게 남은 건 증명뿐이다. 남은 경기에서 이정영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한국인 최초 UFC 챔피언’에 대한 기대를 키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