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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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신기록에도 웃지 못하는 LG전자… 4분기 전망은

LG전자가 대내외 악재에도 3분기 최대 매출 신기록을 썼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기대에 못 미쳐 아쉬움을 남겼다. 4분기 실적 전망도 그다지 밝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LG전자가 7일 공시한 3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21조1714억 원, 영업이익 746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4.0%, 25.1% 증가한 것이다.

 

서울 여의도 LG전자 사옥 모습. 연합뉴스

영업이익이 급증한 것은 지난해 3분기 제네럴모터스(GM) 전기차 관련 충당금이 반영된 데 따른 기저효과로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리콜 충당비용으로 약 4800억원이 반영된 점을 고려하면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으로 볼 수 있다.

 

LG전자는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증권가는 생활가전(H&A) 부문 영업이익이 3000억원대로 추산하고 있다. LG 오브제컬렉션 등 프리미엄 제품의 견조한 매출 성과에 힘입은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는 VS(전장) 부문도 500억원대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LG전자의 미래 먹거리이자 성장 산업인 VS가 두 분기 연속 흑자를 낸 것은 고무적이다. 반도체 부족 완화에 따른 완성차 생산 개선 효과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9년 만에 첫 연간 흑자 달성도 기대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접고 전장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면서 체질개선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효율적 공급망 관리와 자동차 부품 판가인상 등도 VS 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다만 4분기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위축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뉴스1

앞서 이날 오전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의 연결기준 매출은 76조원, 영업이익은 10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7%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1.7% 급감했다.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은 2019년 4분기 이후 약 3년 만이다.

 

이 같은 ‘어닝 쇼크’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 이를 고려한 고객사의 재고 축소 영향이 시장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 효과로 매출은 수치상 ‘선방’했지만, 소비자 수요 위축과 고객사 재고 조정이 한꺼번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해 이익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이 4분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는 점이다. 반도체 업황의 회복 전망이 여전히 ‘먹구름’이기 때문이다.

 

관건은 수요 회복이 언제 이뤄지느냐다. 시장에서는 내년에 ‘상고하저’ 흐름을 보이면서 하반기에는 실적이 반등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반도체 생산 업체들이 공급을 줄여 수요 위축에 대응하면 가격이 회복세를 보일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한동안 글로벌 수요 위축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고객사들이 3분기에 재고를 ‘적정 수준’ 이하로 과도하게 정리한 것 같다”며 “하지만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면 재고를 다시 급격하게 늘릴 수 있고, 실적도 자연스럽게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