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아내가 자신의 사망 이후 남겨질 세 아이를 걱정하며 한 마지막 말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6일 방송된 MBC ‘실화탐사대’에서는 남편 A씨의 의처증과 폭력에 시달리던 아내 B씨가 지난 5월7일 오전 5시25분쯤 여수의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남편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사망한 사건을 다뤘다.
A씨는 차량으로 피신한 아내 B씨를 쫓아가 살해했다. A씨는 차량 창문을 벽돌로 깬 후 B씨를 끌고 가 수차례 흉기로 찔렀고, 이 과정을 목격한 경비원이 신고했으나 B씨는 10곳 가까이 흉기에 찔려 목숨이 위태로웠다.
B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닷새 후 숨졌다. 방송에 따르면 B씨는 구급차에 실려가기 전 “저 죽어요? 우리 아기들 어떡해”라고 흐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A씨와 B씨는 15년차 부부로 어린 자녀 셋이 있었다.
B씨는 가족들 앞에서도 아이들을 걱정했다고 한다. B씨의 어머니는 “애들 때문에 눈을 못 감는 것 같아서 애들 걱정 말라고 얘기하니까 딸이 울더라”고 말했다.
B씨 유족은 세 자녀의 친권 문제로 A씨 측과 재판을 진행 중이다. B씨의 가족들은 “처음에는 애들 할아버지(A씨 부친)가 ‘아이들은 여기서 키워달라. 우리 아들(A씨)은 애들 절대 만나지 못하게 하겠다’고 하더니 말이 바뀌어서 자기들이 후견인이 되겠다고 하고 있다”며 답답한 심정을 호소하기도 했다.
의처증이 있던 A씨는 과거부터 B씨를 끝없이 의심했고, 폭행했다. B씨는 지인들에게 ‘(자신이) 곧 죽을 것 같다’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세 아이 때문에 그 고통을 견뎌왔지만 A씨가 아이들 보는 앞에서 흉기로 위협하고 폭행하고, 아이들까지 때리려 하는 모습에 이혼을 결심했다. B씨가 이혼 의사를 통보하자 A씨는 이 문제로 싸움을 벌이다 폭행했고, 결국 B씨를 살해했다.
검찰은 A씨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고, 오는 27일 1차 판결이 선고될 예정이다.
한편 최근 충남 서산에서는 남편의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여성이 4차례 가정폭력 신고를 했고, 이후 남편이 100m 이내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는 경찰 조치가 있었지만 백주대낮 길거리에서 남편이 휘두른 흉기에 아내가 살해당한 사건도 있었다.
충남 서산경찰서에 따르면 50대 남편은 지난 4일 오후 3시 16분쯤 서산시 동문동 거리에서 40대 아내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 등)로 구속됐다. 그는 지난 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위해 법원에 출석해 ‘사전에 범죄를 계획했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아닙니다”라고 부인했다. ‘아내와 아이들에게 할 말 있느냐’고 묻는 말에는 “죄송합니다”라고 짧게 답했다.